※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본 글은 향후 주식 전망 혹은 주가 등에 대한 분석이 아닌 기업이 제시하는 기술(상품)에 대한 비전문가인 개인의 분석 혹은 의견임을 밝힙니다 ※ |
COVID-19이 전세계를 강타한 가운데 국내외 많은 기업이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 중 대웅(003090)/대웅제약(069620)은 자사가 보유중인 DWRX2003(성분명 니클로사마이드niclosamide)를 코로나 치료제로서 제시했는데요, 다른 제약사에서 제시하는 치료제 후보들의 임상진입 시기에 비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결국 얼마나 빨리 나오느냐 보다는 얼마나 효과적인지가 더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DWRX2003 자체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1. 니클로사마이드 (niclosamide)
먼저 DWRX2003의 성분인 niclosamide의 재밌는 점은 과거에 이미 대표적인 코로나바이러스 질병인 급성호흡기증후군(severe respiratory syndrome, SARS), 중동호흡기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 치료에 사용하기 위해 연구가 진행됐으며 실재로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희망회로를 조금 돌려보면 변종 코로나바이러스 유래의 COVID19에서 역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이 가능합니다.
니클로사마이드는 Wnt/β-catenin, mTORC1, STAT3, NF-κB, Notch, NS2B-NS3 interaction 등의 세포신호전달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기전을 통해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학계에서는 니클로사마이드가 아래의 세 작용을 통해 COVID19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 바이러스의 세포내함입(endocytosis) 억제를 통한 감염 예방
- 자가포식(autuphagy) 활성화를 통한 바이러스 제거 및 복제 저해
- 염증신호 차단을 통한 항염증 반응 (NK-kB signaling)
바이러스가 세포를 감염시키기 위해선 세포를 인식하고 (angiotensin converting enzyme-2[ACE-2] receptor와의 결합) 그 이후 해당 세포내로 함입되어 들어가면서 감염이 시작됩니다. 니클로사마이드는 이 과정에서 세포내함입 과정이 일어나지 않게 함으로써 유사한 메커니즘을 통해 감염되는 다양한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 되었습니다 (Jurgeit, A., et al, 2012 Niclosamide is a proton carrier and targets acidic endosomes with broad antiviral effects. PLoS Pathog. 8, e1002976).
또 감염된 세포에 대해서는 SKP2 억제를 통한 autophagy 활성화로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가포식은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재활용 기전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일반적으로는 세포 내의 노폐물이나 세포소기관을 소화시켜서 재활용하는 과정이나 이 경우 세포 내의 바이러스를 포식하여 제거하는 메커니즘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Gassen, et al, 2019, SKP2 attenuates autophagy through Beclin1 ubiquitination and its inhibition reduces MERS-Coronavirus infection. Nat. Commun. 10, 5770.)
마지막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NF-kB signaling의 차단 역시 약물기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래 염증반응은 상처나 감염을 자가 수복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칠 경우 조직을 손상시키기 됩니다. 이번 COVID19 감염증 역시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후유증을 만드는 증상이 염증반응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중증환자에게 항염증제를 처방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만 항염증 반응 때문에 인체의 면역반응을 약화시켜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소견이 있어서 처방에는 큰 주의가 필요하며 의료계에서도 분쟁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편, 최근에 COVID19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크게 낮춘다고 보고된 dexamethasone이 항염증제에 속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봤을 때 항바이러스제로서 상당히 이상적인 기전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Niclosamide의 한계
니클로사마이드는 그 기전과 효과가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치료제로 적용하기에 몇가지 한계가 존재합니다.
니클로사마이드는 낮은 농도에서도 효과적으로 바이러스를 제어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정작 인체에 흡수됐을 때 개개인에 따라 흡수율의 차이가 크고 유지력이 약한 것이 문제입니다. 개개인에 따라서도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흡수되는 정도에 따라 혈중 니클로사마이드의 농도에 큰 차이를 보이며, 흡수 후에는 신장과 간에서 빠르게 제거되기 때문에 장시간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니클로사마이드가 충분히 효과적이라고 하더라도 의약품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제형의 변화가 필수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3. DWRX2003
대웅그룹에서 발표한 후보 물질인 DWRX2003는 니클로사마이드가 주성분이지만 제형을 변형시켜 흡수율과 유지력을 크게 개선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파스퇴르 연구소와의 공동연구로 세포수준에서 렘데시비르에 비해 40배 높은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으며, 충북대학교와의 협업을 통해 동물실험(페럿)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는데 이 중에서 파스퇴르 연구소의 연구 결과는 pre-print 버전의 논문을 현재 인터넷에서 확인할 수 있고 (Sangeun Jeon, et al, 2020, Identification of antiviral drug candidates against SARS-CoV-2 from FDA-approved drugs, bioRxiv) 동물실험 결과는 아직 논문으로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대웅제약 공식 보도자료를 통하면 폐조직에서 바이러스의 완전한 제거와 항염증 반응을 동시에 보인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효과가 사실이라면 COVID19 치료에 획기적인 진보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기존에 알려져 있었던 니클로사마이드의 효과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아직 논문으로 출판되지는 않았지만 보도 내용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어 보입니다.
파스퇴르 연구소의 논문을 조금 살펴보자면, 해당 논문에서는 35개의 FDA승인 의약품을 스크리닝 했는데 이 중에는 지금 긴급 승인된 렘데시비르remdesivir, 한 때 트럼프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던 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 이번에 대웅그룹에서 신규로 임상2상 시험을 진행한다고 말한 호이스타정(성분명 camostat)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 논문에서는 영장류(afreecan green monkey)의 신장세포주(Vero cell)을 사용하여 실험을 진행했고, 약물을 감염 24시간 전에 처리한 뒤 바이러스를 처리, 그 이후에 발생하는 변화에 대해서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왜 바이러스 감염 이후에 처리하는게 아니라 감염 전에 처리했는가에 대해서 고민해봤는데 아마도 감염의 예방과 바이러스 제거를 포함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평가하고자 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 시가 급한 상황인 만큼 디테일한 실험보다는 빠른 스크리닝을 목적으로한 실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비전문가인 저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아무튼 실험결과 niclosamide와 cislesonide가 가장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고 해당 논문에서는 밝히고 있습니다. 이 중에 cislesonide는 일본에서 기전에 밝혀지고 미국에서 임상시험이 진행중네요.
실험 결과를 보시면 niclosamide가 rendesivir에 비해서 훨씬 낮은 농도에서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유의해야할 점은 클로로퀸이 실제로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지만 바이러스 제거에는 효과가 있다는 점, 카모스타트는 다른 논문에서 바이러스 감염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본 연구에서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는 점 정도겠습니다. 원래 실험은 사용하는 세포주 및 조건, 실험 방법 등에 따라서 controversial한 결과가 나타나기도 하고 실험실에서의 실험(in vitro)과 동물실험(in vivo) 사이에서도 괴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파일럿스터디로서 후보물질을 가렸다 정도의 의의를 둬야할 것 같습니다.
카모스타트에 대해서는 이후에 따로 다뤄보겠습니다.
추후에 충북대에서 수행한 동물실험의 결과, 국가영장류센터에서 수행한 영장류 대상 동물실험 결과 등이 발표되면 자세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4. 약물재창출 (durg repurposing)
기존에 다른 목적으로 허가/사용되는 약물을 다른 용도로 개발하는 방식의 연구를 약물재창출이라고 합니다.
니클로사마이드는 기존에 구충제로 사용되던 의약품으로 이번 연구는 약물재창출에 해당합니다.
약물재창출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기존의 신약개발 프로세스에 비해 연구개발에 필요한 노력과 시간이 적게 소요됩니다.
- 이미 시판되는 약물이기에 안정성이 어느정도 검증되어 있음
- 과거 연구개발 및 후속연구를 통해 약물의 작용기전이 밝혀져있음
- 약물의 생산 및 가공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음
따라서 글로벌 제약사 및 국내 제약사에서 시도하고 있는 의약품들 중 진도가 빠른 제재들은 대부분 약물재창출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으며 대웅그룹의 접근 역시 이와 상통한다고 볼 수 있고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5. 마치며
대웅그룹의 DWRX2003은 지금까지 보고된 바에 의하면 코로나 치료제로서 상당히 높은 기대감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기존의 많은 연구결과가 치료제로서의 효과에 대해서 증명해주고 있고 기존의 단점으로 알려져 있던 부분을 DWRX2003이 보완함으로써 완성된 치료제로 다가가기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는 기전을 가진 약물의 경우 바이러스의 변이 등에 의해 무력화될 수 있는 반면 세포에 작용하여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고 사멸을 유도하는 방식의 니클로사마이드는 약물내성을 일으킬 가능성이 적다는 점도 주목해야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임상시험을 필리핀 혹은 인도에서 진행한다고 하는 부분에서 의구심이 생겼었는데
- 대웅제약의 해외지사가 위치해 있으며
- 이전에 해당 국가에서 승인을 받은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
- COVID19 확진자가 충분히 많다는 점
국가 | 감염자 (사망자) 20.07.12기준 |
인도 | 793,802명 (사망 21,604) |
필리핀 | 51,754명 (사망 1,314) |
이라는 이유에서 한국이 아닌 해외지사에서 먼저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임상시험을 진행하고자 하는 많은 업체들이 국내에서는 감염자가 부족해 되려 진행에 발목이 잡혀있는 상황인 것을 보면 이러한 선택은 꽤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결론적으로 니클로사마이드가 다른 약물 후보에 비해 상당히 기대해볼만 하다는 생각입니다.
차후에 다른 제약사의 후보물질과 대웅그룹이 새로이 임상시험을 진행한다고 공시한 카모스타트, 줄기세포치료제에 대해서도 포스팅하겠습니다.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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