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본 글은 향후 주식 전망 혹은 주가 등에 대한 분석이 아닌 기업이 제시하는 기술(상품)에 대한 비전문가인 개인의 분석 혹은 의견임을 밝힙니다 ※ |
현재 가장 유력한 코로나 치료제 중 하나인 카모스타트에 대한 임상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두 회사는 크리스탈지노믹스(083790)과 대웅(003090)/대웅제약(069620)입니다. 오늘은 유력 코로나 치료제 카모스타트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카모스타트 (camostat mesilate)
지금 코로나 치료제로 떠오르는 카모스타트(camostat mesilate)는 1980년대 일본에서 개발된 화합물로 세린 프로테이즈 저해제 (serine protease inhibitor)의 일종입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는 차차 이야기하기로 하고, 1980년에 개발, 1985년 췌장염 치료제로 승인, 1994년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로 승인된 역사가 깊은 의약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카모스타트의 특허권은 이미 만료되어 있고 전세계의 제약사에서 제너릭 카피약을 개발하여 유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이유로 카모스타트를 주성분으로 하는 의약품은 다수 존재하는데 카모스타트 성분의 의약품을 생산/유통하는 제약사는 대웅제약(069620), 일성신약(003120), 한국팜비오(비상장), 명문제약(017180), 대원제약(003220) 등 입니다. 이 회사들은 카모스타트 관련 보도 초기에 관련주로 소개되었으나 실질적으로 코로나 치료제와 관련 있는 제약사는 대웅(003090)/대웅제약(069620)/크리스탈지노믹스(083790) 뿐 입니다.
카모스타트를 활용한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두 제약사의 제품으로는 크리스탈지노믹스(083790)의 CG-CAM20 (카모스타트 100mg), 대웅(003090)/대웅제약(069620)의 호이스타정 (카모스타트 100mg) 이 있습니다. 두 회사 모두 기존에 승인 받은 약품을 기반으로 약물재창출을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임상 2상으로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와 COVID-19, 그리고 카모스타트
COVID-19이 창궐하면서 네이처, 사이언스, 셀 등 저명한 학술지에서 COVID-19을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인 SARS-Cov-2에 대한 연구 결과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SARS-Cov2 코로나 치료제로서의 카모스타트는 한 논문의 보고로부터 그 가능성을 확인 받았습니다.
본 연구진은 SARS-Cov-1 (2002년 유행 했던 SARS를 유발)와 SARS-Cov-2 (이번에 유행 중인 COVID-19 유발)를 비교하여 감염 기전을 파악하고 이 기전을 막을 수 있는 약물에 대한 보고했습니다. 함께 데이터를 확인하면서 내용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SARS-Cov-1는 S단백질 (S-protein)을 통해 인체 세포를 감염 시킵니다. 선행 연구에 의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COVID-19을 일으키는 SARS-Cov-2도 76%가량 일치하는 유사 서열의 단백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 됐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SARS-Cov-2 역시 SARS-Cov-1과 유사한 기전으로 감염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S protein은 위 그림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S1과 S2로 구성되어 있는데 S1이 세포와 부착, S2는 세포막과 융합을 유도합니다.
- S1 subunit: 세포 부착 (attachment) - 감염 시킬 세포를 알려주는 역할
- S2 subunit: 세포막 융합 (membrane fusion) - 감염 시킬 세포 내부로 침입하는 역할
이 감염 기전에 대해서는 2002년 SARS 창궐 이후 이루어진 연구에서 많은 부분이 밝혀졌습니다 (J Virol. 2011 May;85(9):4122-34, J Virol. 2010 Dec; 84(24): 12658–12664. 등). 이 기전을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SARS-Cov의 S protein의 S1이 세포막의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 (ACE2)에 결합
- 세포막의 transmembrane protease serine 2 (TMPRSS2)가 S protein을 잘라서 (cleavage) 활성화
- 활성화된 S protein의 S2가 세포막과 융합하여 합포체(syncytia) 형성
- 바이러스의 세포 내 유입/감염
이는 실험적으로 증명되었는데 SARS-Cov이 가지고 있는 S단백질의 타겟인 ACE2를 보유하고 있는 세포가 무조건 SARS-Cov에 감염되는 것은 아니며 TMPRSS2를 가지고 있어야만 감염이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한 세포에 ACE2와 TMPRSS2가 동시에 존재해야만 성공적으로 감염이 일어나게 되는 겁니다. 쉽게 말해서 ACE2는 바이러스에게 주소지를 알려주는 역할이고 TMPRSS2는 현관문에 놓여있는 집 열쇠인 셈입니다. 주소를 알아도 열쇠가 없으면 들어갈 수 없고 열쇠가 있어도 주소를 모르면 집을 찾을 수 없는 거죠.
이 이야기는 의약품 개발에 있어서 어떤 기전을 타겟으로 의약품을 개발할지를 결정하게 되는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따라서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단계에 따라서 아래와 같은 전략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 바이러스를 중화시키는 방법
- 각종 항체 치료제, COVID-19 백신으로 형성되는 중화항체 SARS-Cov-2 특이적인 항체에 의한 혈액 내 바이러스 제거 (Moderna, astrazeneca, pfeizer, novavax, inovio 등의 백신 개발 기업) -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방법
- ACE2 저해제 (ramipril, losartan, valsartan 등 Peng Zhang et al., Circulation Research. 2020;126:1671–1681 참조)
- SARS-Cov-2 막 단백질 결합 항체를 이용한 불활성화 (셀트리온 등에서 개발 중인 항체 치료제)
- TMPRSS2를 불활성화 시켜 바이러스의 세포 내 유입 방지 (나파모스타트nafamostat, 카모스타트camostat)
-endosomal acidification 등 바이러스의 세포내함입 과정 억제 (니클로사마이드niclosamide 등) - 감염된 바이러스의 세포내 증식 억제
- 핵산 합성 억제, 단백질 합성 억제, 자가포식 활성화 등 대부분의 anti-viral drug의 작용 (니클로사마이드niclosamide, 렘데시비르remdesivir, 이버멕틴ivermectin 등)
3. SARS-Cov2의 감염 기전과 카모스타트의 역할
자 그럼 SARS-Cov1에 대한 내용을 봤으니 앞의 내용에 이어서 SARS-Cov2의 감염 기전에 대한 결과를 보겠습니다. 이 결과 (Figure3 A, 붉은색 화살표)를 보시면 SARS를 일으키는 SARS-S와 COVID-19을 일으키는 SARS-2-S는 사람의 ACE2 (hACE2)와 박쥐의 ACE2 (batACE2)를 각각 감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박쥐를 중간 숙주로 사람에게 전염되었다는 사실을 비추어 볼 때 아주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죠.
아래의 그림 (Figure3 B, 붉은색 화살표)은 ACE2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타겟이라는 것을 명확히 합니다. ACE2에 대한 항체를 처리했을 때 감염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아 ACE2가 바이러스의 감염의 직접적인 타겟이라는 것을 재차 증명하는 것이죠.
이 실험결과를 통해서 ‘SARS-Cov2는 SARS-Cov1과 유사한 감염 기전을 보인다’ 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어서 TMPRSS2의 저해제인 카모스타트camostat, 바이러스 감염시 세포 내 함입 과정에 필요한 cathepsin B/L 저해제인 E64d를 세포에 처리하여 바이러스의 감염 수준을 확인했습니다. Vero cell은 기본적으로 TMPRSS2를 발현하지 않기 때문에 TMPRSS2저해제를 테스트할 수 있는 세포주이기 때문에 TMPRSS2를 강제로 발현시킨 세포주를 따로 제작하여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굉장히 흥미로운 것은 cathepsin B/L 저해제인 E64d가 Vero cell로의 감염을 완벽하게 억제했다는 것이며, TMPRSS2 과발현 세포의 경우 카모스타트 단독으로 혹은 E64d와 함께 사용했을 때 효과적으로 바이러스의 감염을 억제했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왜 흥미로운 부분인지는 마지막에 다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3. 마치며
지난번에 알아봤던 니클로사마이드와 마찬가지로 카모스타트는 인류가 SARS, MERS를 거치며 연구해왔던 약물이며 효과가 어느정도 증명된 상태입니다. 특히 이번 논문의 보고를 통해 SARS-Cov2가 SARS-Cov과 거의 동일한 기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고, 카모스타트에 의해서 바이러스의 감염이 효과적으로 억제된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에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본 연구 결과에서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언급했던 마지막 결과는 뭔가 기시감이 들어 추가적으로 조사를 해봤는데요, 이 논문에서 카모스타트와 함께 사용했던 E64d의 경우 endosomal acidification을 막아서 바이러스의 감염을 억제하는데, 이 기전은 니클로사마이드의 작용 기전과 매우 유사합니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자면 지난 포스팅에서 니클로사마이드의 항바이러스 효과 중 첫 번째 기전이 E64d와 유사하며 그 효과가 간접적으로 증명됐다고 볼 수 있는 거죠. 따라서 미리 넘겨집기는 어렵지만 카모스타트와 니클로사마이드의 병용 요법이 코로나 치료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 역시 가능합니다.
오늘은 다소 전문적인 내용이 많았던 것 같아서 요약을 추가하겠습니다.
4. 요약
- SARS-Cov2는 SARS-Cov와 유사한 감염 기전을 보인다
- 바이러스의 감염을 위해서는 호스트 세포의 ACE2와 TMPRSS2 발현이 필수적이다
- ACE2 저해제는 정상 세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작용이 우려된다
- 카모스타트와 나파모스타트는 TMPRSS2의 활성을 억제하여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는다
- 카모스타트와 E64d의 병용 요법은 바이러스의 감염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으며, E64d의 작용 기전은 니클로사마이드와 유사하다
대웅제약이 운이 좋은건지 유력 후보를 두 개나 가지고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네요.
다만 니클로사마이드(DWRX2003)는 제형변화를 통해서 단점을 극복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는 반면 카모스타트는 해외에서 이미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케이스이고 국내외에서 흔히 생산되는 의약품이기 때문에 국제적인 경쟁력에 대해서는 크게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대신 수십년간 사용으로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COVID-19에 대한 효과만 검증된다면 렘데시비르 처럼 비싼 값을 치르지 않고도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내용에 대한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댓글로 자유롭게 의견 주시면 다음 포스팅에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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