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본 글은 향후 주식 전망 혹은 주가 등에 대한 분석이 아닌 기업이 제시하는 기술(상품)에 대한 비전문가인 개인의 분석 혹은 의견임을 밝힙니다 ※ |
오늘은 국제적으로 인정 받은 코로나 치료제 덱사메타손(dexamethasone)과 관련하여 신일제약(012790)과 화일약품(061250)이 상한가를 가는 등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오늘은 코로나 치료제 덱사메타손과 관련된 주가의 흐름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덱사메타손 (dexamethasone) 국내 제약사 현황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은 1957년 만들어진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 약물입니다. 만들어진 년도를 보면 아시겠지만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던 약물이며 특허권도 만료되어 많은 회사에서 카피약을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제약사에서 많은 형태의 제형으로 덱사메타손을 유통하고 있습니다.
의약품안전나라 (https://nedrug.mfds.go.kr/searchDrug)에서 덱사메타손을 검색해보면 70건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말은 덱사메타손을 주요성분으로 하고 있는 의약품 또는 원재료가 국내에만 70종 생산 또는 수입되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 사실은 덱사메타손이라는 소재가 투자의 근거가 될 수 있느냐 하는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게 합니다.
70건의 덱사메타손 관련 의약품 및 의약원료 중에서 승인이 취하 된 두 품목과 점안액과 스프레이 형태의 의약품을 제외하면 총 57종이 남습니다. 아직도 많네요.
아무튼 이 57종의 의약품을 생산/유통하는 업체는 아래의 표와 같습니다.
이 57종의 의약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총 26곳이고 그 중에서 상장사는 17곳입니다. (참고: 신일제약, 화일약품, 명문제약, 휴온스, 부광약품, 휴메딕스, 동성제약, 일성신약, 영진약품, 대원제약, JW중외제약, 대한뉴팜, 제일제약, 유한양행, 경동제약, 한국유니온제약, 한올바이오파마)
금일 7월 21일 주가 변동은 아래의 표와 같습니다. 부광약품(003000), 명문제약(017180), 경동제약(011040) 등은 장중에 20퍼센트 가까이 급등했었지만 다시 하락했고 신일제약(012790)과 화일약품(061250)은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한참 정리하다 보니까 제가 이걸 왜 정리하고 있나 모르겠네요. 일단 정리는 해버렸으니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 코로나 치료제 덱사메타손
덱사메타손은 이미 6월부터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었기 때문에 그 이름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기전에 대해서는 자세히 생각해보지 않은 분들이 많을 텐데요, 투자에 있어서 중요한 고려사항 중 하나인 만큼 집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덱사메타손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코르티코스테로이드계의 의약품입니다. 여기서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데, 항염증/면역억제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염증반응이 주요 병증으로 나타나는 질병에 대해서 흔히 항염증제로 처방되고 있습니다.
-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천식, 만성 폐쇄성 폐질환 (COPD), 급성 기관지염
- 경구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 국소(연고)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습진, 아토피성 피부염, 건선 등
- 주사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전신성 자가면역 질환, 관절염 등
출처: BBC뉴스, 코로나19 영국 연구진 덱사메타손의 치료 효과 입증으로 긴급 사용 승인
https://www.bbc.com/korean/news-53088613
영국 의료진은 덱사메타손이 중증 COVID-19 환자의 사망률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킬 수 있음을 보고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영국은 덱사메타손의 COVID-19 치료 목적 사용을 긴급 승인했다.
코로나 치료제로서의 덱사메타손은 기존의 약물요법과 동일하게 항염증 효과를 위해 사용됩니다. COVID-19의 주요 사망원인은 고령 환자의 경우 패혈증, 당뇨합병증, 그 외 지병으로 인한 합병증이 주를 이루고 그 외에는 호흡곤란으로 인한 사망이 주 사망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사이토카인 폭풍 증후군(cytokine releasing syndrome, CRS)은 COVID-19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병증 중 하나이며 주요 사망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사이토카인 폭풍 증후군은 SARS-Cov2 감염으로 인해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과량으로 분비로 시작되며 그 결과 전신성 염증반응이 나타나게 됩니다. 전신성 염증반응은 정상 조직을 손상시키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폐, 심장, 간, 장, 신장 등이 손상되며 결국 장기 부전으로 이어집니다 (multiple organ failure). 이러한 다발성 장기부전과 호흡 장애가 직접적인 사망의 원인이 되는 것이죠.
CRS에 의한 장기부전은 다음과 같이 간략히 과정을 요약할 수 있습니다.
- SARS-Cov2 감염
- 과량의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 (덱사메타손 작용 지점)
- 손상/감염 조직 뿐만 아니라 정상 조직으로 면역세포의 침투 (덱사메타손 작용 지점)
- 정상 조직의 손상으로 인한 기능 저하
- 다발성 장기 부전 (주로 폐 손상)
- 장기 부전 및 호흡 장애로 인한 사망
출처: outbreaknewstoday, COVID-19은 어떻게 사람을 죽이는가 '사이토카인 폭풍 증후군'
http://outbreaknewstoday.com/how-covid-19-kills-what-is-cytokine-storm-64968/
결국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COVID-19의 주사망원인 중에 하나가 염증으로 인한 장기 부전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항염증제를 사용하면 COVID-19을 완전히 치료할 수는 없더라도 환자가 사망에 이르는 것은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덱사메타손은 이러한 항염증제의 수요에 있어서 매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오랜 기간 동안 검증된 약물이며
-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 많은 제약사에서 생산 가능한 품목이다
이러한 이유로 덱사메타손은 COVID-19의 사망률을 낮추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이죠. 이 결과는 7월 21일 오늘 NEJM에 preliminary report로 게재되었습니다. 클로로퀸이 무의미한 성과를 보였던 것에 반해 덱사메타손은 임상적으로 그 효과를 확실하게 검증 받은 것입니다.
3. 우려
덱사메타손은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그와 동시에 치명적인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덱사메타손이 가지고 있는 부작용은
- 배탈
- 위염
- 구토
- 두통
- 어지러움증
- 불면증
- 불안증
- 우울증
등 입니다.
이러한 부작용은 이미 오랜 시간에 걸쳐서 보고된 사실이며 실제로 부작용이 나타나더라도 생명을 위협할 만큼 치명적인 부작용은 아니기 때문에 COVID-19의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작 위험성은 역설적이게도 덱사메타손의 효과에 의한 것입니다. 덱사메타손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항염증반응을 위해 사용하는데 덱사메타손에 의해 면역 반응이 억제되는 것이 오히려 바이러스의 증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 덱사메타손의 항염증반응 – 환자의 장기 손상 방지 및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음
- 덱사메타손의 면역억제효과 – 바이러스가 증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병세를 악화시킬 수 있음
근본적으로는 같은 작용이지만 상황에 따라서 상황을 역전시킬수도 나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덱사메타손의 사용은 환자에 따라 철저하게 관리 감독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고 당장은 긴급승인으로 덱사메타손이 치료제로서 사용되더라도 COVID-19을 치료하기 위한 근본적인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것입니다.
4. 주가 변동
오늘 덱사메타손 관련 기업들이 요동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인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전일 모더나를 비롯한 미국 유력 COVID-19 백신 기업에 대한 불신과 주가 폭락, 두 번째로는 덱사메타손에 대한 COVID-19 치료 임상 결과 보고인 것 같습니다.
덱사메타손의 긴급 승인 등에 대한 뉴스는 이미 6월 초부터 보도되어 왔고 그 때문에 이미 관련 기업의 주가는 많이 상승한 상태였습니다. 그 때문에 별다른 뉴스도 없이 오늘 일제히 주가가 심하게 요동쳤던 것은 위의 두 이유로 보여집니다.
5. 마치며
덱사메타손은 명백히 효과가 있는 치료제입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덱사메타손은 전세계의 수많은 제약사에서 만들 수 있는 제너릭 약품입니다. 심지어 생산 공법이 어렵지도 않으며 원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완제품도 7000원이면 구매할 수 있습니다. 주가는 미래의 기업 가치(순이익)을 선반영한다고 말합니다. 덱사메타손은 제약사의 시가총액을 900억(금일 신일제약 기준)이나 상승시킬 만한 핵심 상품일까요?
덱사메타손은 COVID-19환자 중에서도 중증환자에만 한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약품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COVID-19 확진자는 13,816명인데 이 환자들이 모두 중증 환자라고 가정하더라도 기대할 수 있는 매출은 고작 1억입니다 (이마저도 한 회사가 독점한다는 가정하에 그렇다는 말입니다).
COVID-19 사태가 장기화된다고 하더라도 증가한 시가총액 만큼의 가치를 하기에는 산술적으로 1200만명의 환자가 더 발생해야 하는데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물론 환자 1인이 1회만 처방 받는 건 아닐테니 이런 계산은 상식적이지는 않습니다)
어떠한 소재가 있을 때 이유를 불문하고 주가가 움직이는걸 테마주라고 하죠. 덱사메타손 관련 기업의 주식은 테마주 이상의 의미는 없는것 같습니다. 혹시 관련 주식에 투자하고자 고민하고 계셨던 분이라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투기적인 주가 상승은 앞으로도 있을 수 있지만 결국 덱사메타손 또는 COVID-19이라는 소재가 사라지는 순간 매수했던 그 주가는 영원이 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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