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녹십자가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혈장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가 속속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최근에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인도에서 진행된 PLACID trial로 오늘은 본격적으로 해당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PLACID study, PLACID trial 이라고 불리는 것이 도대체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봤습니다.
9월 초에 전세계의 언론매체가 앞다투어 속보로 보도한 내용이 있었는데요,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던 혈장치료제가 실재 임상에서는 큰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는 내용입니다. 해당 기사는 미국, 인도, 대만 등 전세계의 언론사에서 다뤘는데요, 여기에 공통적으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름이 있습니다. 그 이름이 바로 오늘 포스팅의 제목인 PLACID trial 입니다.
이 이름이 모든 기사에서 등장하는 이유는 이들이 보도한 임상시험이 PLACID이기 때문인데요, 인도에서 진행된 이 혈장치료제 임상시험은 총 39곳의 민간/공공병원이 참여하고 COVID-19 환자 46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임상 2상 시험입니다.
이 임상 시험에 대한 원문 기사들을 보면 “open-label, parallel-arm, phase II, multicenter, randomized controlled trial (PLACID)”라고 동일하게 언급하는데 어떻게 봐도 PLACID가 “open-label, parallel-arm, phase II, multicenter, randomized controlled trial”의 약자는 아닌 것 같고, 무슨 의미인지 설명되어 있는 기사가 없어서 이것저것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하자면 PLACID가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인용되고 있는 해당 표현의 원본인 MedRxiv의 논문에서도 open-label, parallel-arm, phase II, multicenter, randomized controlled trial 로 표시되어 있고, 다른 임상시험 관련 논문에서도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어서 아마도 임상시험의 특정 형태를 지칭하는 말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서 PLACID trial을 채용한 논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 Lancet. 2013 Oct 12;382(9900):1249-57. 논문에서는 “a randomis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multicentre trial” 로 사용되었고
- Eur Neuropsychopharmacol. 2018 Jun;28(6):710-718. 에서는 “an assessor-blind, parallel-group trial conducted in 23 centres in the Czech Republic, Germany, Spain, and Russia” 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 또 다른 양극성장애 관련 임상시험 논문(BMC Psychiatry. 2017; 17: 126)에서도 에서는 “a Phase IIIb, open-label, rater blind, randomised, active control, prospective, parallel group, multicentre clinical trial” 이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모든 임상 시험에서 동일한 설정은 randomized (무작위 배정), multicenter (다기관) 이고 대조 연구 방식에 따라 double blind (이중 맹검), assessor/rater blind (시험자 맹검), open-label (공개 시험) 등이 나누어집니다.
결국 PLACID trial은 무작위 배정과 다수의 기관에서 수행되는 임상 시험을 지칭하는 일반적 용어로 보이며, 임상 시험의 대상이나 목적에 따라서 그 외의 시험 방법은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번외
어떤 사람은 PLACID가 PLAsma Convalescent InDia에서 따온 말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봐도 이건 억지인 것 같네요.
임상 관련 연구는 지금까지 딱히 공부할 기회가 없었어서 생각보다 논문들을 볼 때마다 생소한 용어가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특히 명확히 결론을 내릴 수 없었어서 조사에 후회가 남네요. 오늘 포스팅은 이래저래 아쉬움이 남지만 일단 제약사의 임상 연구 결과에 대해 공부할 때 임상시험 결과 논문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시간이 날 때 틈틈이 임상 시험 관련 용어들에 대해서 정리해보겠습니다.
저와 같은 궁금증을 가지셨을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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