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프론/피플바이오/바이오젠 아밀로이드 가설 논문 조작 정황이 치매 관련주에 미칠 영향 (치매치료제와 아밀로이드 가설)
안녕하세요, 오늘은 의심 받고 있는 Ab42 가설 (Ab42 hypothesis)과 함께 최근 대서특필된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Ab42의 연관성에 대한 초기 논문 부정 행위 의심 정황에 대하여, 그리고 이러한 근황이 치매 치료제 또는 진단 키트 관련 기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이를 둘러싼 가설들 (Alzheimer’s dementia and hypothesis)
오늘 할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츠하이머형 치매(Alzheimer’s dementia)에 대해 조금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알츠하이머형 치매는 전체 치매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조기 진단과 치료에 대한 수요가 매우 큰 질병이고, 그 만큼 오랫동안 수없이 많은 그룹에서 연구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동안 많은 데이터가 쌓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는 않았습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원인에 대한 가설은 현재 크게 분류하여 총 네 가지가 존재합니다 (http://www.eurekaselect.com/article/102437).
- Amyloid cascade hypothesis (아밀로이드 가설): amyloid precursor protein (APP)의 돌연변이에 의한 Ab42의 축적이 원인
- Tau hypothesis (타우 가설): Tau 단백질의 과인산화(hyper-phosphorylation)가 원인
- Oxidative stress hypothesis (산화 스트레스 가설): 염증 등에 의해 유발된 산화 스트레스가 원인
- Cholinergic hypothesis: cholinergic neuron의 기능 이상 등이 원인
이 중 특히 아밀로이드 가설과 타우 가설이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가장 연관이 깊다고 받아들여지고 있고, 다수의 제약사가 이들을 타겟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2. 아밀로이드 가설 (amyloid hypothesis)
아밀로이드 가설은 아밀로이드 전구 단백질 (amyloid precursor protein)의 돌연변이에 의해 Ab42 단백질이 생성되고, Ab42의 축적이 신경 독성을 가진 Ab plaque를 형성, 결국 인지 기능 장애가 촉발된다는 가설입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아밀로이드 전구 단백질 (amyloid precursor protein, APP)의 돌연변이가 발생
- beta-secretase와 gamma-secretase에 의하여 APP가 Ab42와 AICD (APP intracellular fragment)로 나뉘어짐
- 단량체(monomer) 상태인 Ab42가 다른 Ab42 단백질과 결합하여 다량체(oligomer, multimer)를 형성
- Ab42 다량체 (Ab oligomer)에 의한 세포막 천공 형성 또는 다수의 다량체가 응집하여 Ab plaque를 형성
- 신경 독성으로 인한 신경 세포의 사멸
- 인지 기능 장애 발생
한 동안은 이 아밀로이드 가설이 정설로 받아들여졌으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유전자 편집 세포 또는 동물에서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음에 따라 Ab42의 축적이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원인이 맞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쌓여왔습니다. Ab42는 알츠하이며형 치매의 원인(cause)이 아니라 결과(consequence)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었습니다.
현재까지 이 부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학계에서는 알츠하이머형 치매가 APP 뿐만 아니라 다수의 유전자에서 발생하는 산발적인 돌연변이(sporadic mutation)에 의해 촉발되는 질병(polygenic disease)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참고 https://doi.org/10.1038/s41467-021-22491-8).
정리하자면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Ab42의 축적은 연관성(correlation)은 분명하지만 인과성(causation)은 불분명하다는 것입니다. 뒤에서 다시 설명하게 되겠지만 이러한 사실은 신약 개발에 있어서 굉장히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3. 논란
최근 논란은 아밀로이드 가설을 제시한 초기 논문(https://doi.org/10.1038/nature04533)의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006년에 출판된 이 논문은 Ab42 다량체가 직접적으로 인지기능 저해를 일으킬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했습니다. 이 논문은 지금까지 2300회가 넘게 인용되어올 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 중략 …
우리는 중년기의 Tg2576 마우스에서 56 kDa 아밀로이드 베타 다량체가 기억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Tg2576 마우스에서 추출한 56 kDa Ab를 젊은 쥐에 투여할 경우 기억 장애가 유발됨을 확인했다. 우리는 56 kDa Ab가 아밀로이드 플라크나 신경 세포의 손상과 별개의 기전으로 알츠하이머병의 인지 기능 장애를 초래할 가능성을 제안한다.
… 중량 …
2022년 7월 14일 편집자 주: 네이처 편집자는 이 논문의 일부 데이터와 관련된 우려에 대해 경고를 받았습니다. 네이처는 이러한 우려 사항을 조사하고 있으며 가능한 한 빨리 응답(editorial response)할 것입니다. 한편, 독자들은 이 논문에 보고된 결과를 인용할 때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합니다.
이번에 촉발된 논란은 바로 이 논문에 사용된 데이터 (이미지)가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Science지에 실린 기고문에는 어떤 데이터가 조작이 의심되는지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https://www.science.org/content/article/potential-fabrication-research-images-threatens-key-theory-alzheimers-disease#sidebar). 또한 데이터 조작과 함께 실험의 재현성(reproducibility, 동일한 결과를 다른 실험실에서도 똑같이 얻는 것)이 부족하다는 것 역시 지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논문의 데이터가 조작되었더라도 알츠하이머형 치매와 아밀로이드 사이의 연관성이 전면적으로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2006년 이 논문이 발표되고 나서도 수없이 많은 과학자가 아밀로이드의 독성을 증명하고 실험해왔으니까요 (그리고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과 인과성이 있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임을 명심해야합니다).
다만 문제는 알츠하이머병에서 아밀로이드의 중요성이 지나치게 고평가 됐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밀로이드와 알츠하이머의 연관성이 연구되면서 많은 글로벌 제약사에서 아밀로이드를 타겟으로 신약을 개발해왔는데 사실은 지금까지 제대로 주목받지 않았던 다른 원인이 알츠하이머 병의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죠.
사실 이번 논란이 아니더라도 이미 많은 과학자가 유전자 조작 마우스, 세포주, 장기 유사체 (organoid), 장기 칩 (organ on a chip) 등에서 APP 돌연변이나 Ab42 과발현 등이 충분한 세포 독성을 보이지 않거나 알츠하이머 병 증상을 보이지 않음을 확인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논란은 결국 시간문제였을 것입니다.
5. 제약사
제약사는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요?
미국의 바이오젠 (Biogen)사는 상품명 아두헬름(Aduhelm, 성분명 아두카누맙 aducanumab)으로 세계최초, FDA로부터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제를 승인 받았습니다. 아두헬름 (아두카누맙)은 Ab에 특이적인 항체입니다. 세포 외부에 축적될 수 있는 비정상적인 Ab와 결합하여 축적을 막는 형태로 효과를 보이는 의약품입니다.다시 말해 철저히 아밀로이드 가설에 의거한 의약품이고, 아밀로이드를 질병의 원인(causation)으로 생각한 것입니다.
아두헬름은 현재 FDA로부터 신속승인(accelerated approval)을 받은 상태입니다 (https://www.fda.gov/drugs/postmarket-drug-safety-information-patients-and-providers/aducanumab-marketed-aduhelm-information). FDA에서는 신속승인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명시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아두헬름은 환자의 질병 치료에 대한 이점 및 시급성을 고려하여 신속승인이 되었지만 신속 승인 이후 시험(post-approval trial)에서 대리 변수(surrogate endpoint)를 충족해야만 하며, 만약 치료효과가 뚜렷하지 않을 경우 허가가 반려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두카누맙의 지난 임상 3상 결과를 보면 주요 평가 변수 (primary, secondary outcome)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https://clinicaltrials.gov/ct2/show/results/NCT02477800).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의 요청과 의료계에서의 요구로 신속승인(사실상 임시 승인)을 받은 것이죠. 아두카누맙의 대리 변수는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의 감소 (reduction of amyloid beta plaque)’ 이므로 항체치료제의 특성상 이 지표는 달성할 가능성이 있지만, 3상 결과를 보면 임상적 치료 효과 (clinical outcome)를 기대하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22년 현재 아밀로이드를 타겟으로 임상 시험 중인 신약은 수십여종이 존재합니다 (Alzheimer's disease drug development pipeline: 2022). 아두카누맙의 현재 상황이 과연 ‘부풀려진 아밀로이드 가설’과 연관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최근 연구 결과들이 원인으로서의 아밀로이드를 부정하고 있는 케이스가 많은데다 지금까지 아밀로이드 타겟의 신약이 모두 실패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기업 입장에서나 투자자 입장에서나 아밀로이드라는 존재에 신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만에 하나 아두카누맙의 post-approval trial 과정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감소가 확인되었지만 임상적인 효과가 없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원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므로 아밀로이드를 타겟으로 하고 있는 다른 회사의 파이프라인 역시 부정적인 전망을 해야만 할 것입니다.
7. 결론과 요약
최종적으로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 중이며 의견이 분분하다
- 아밀로이드 가설은 상당한 지지를 받아왔으며 많은 제약사가 이를 타겟으로 신약을 개발해왔다
- 최근 아밀로이드 가설의 초석을 다진 논문의 부정 행위 또는 진위 여부가 의심받고 있다
- 아밀로이드 유전자의 돌연변이만으로는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 아밀로이드를 타겟으로 한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제의 가능성이 의심 받고 있다
- 아두카누맙의 post-approval trial 결과에 주목해야 한다
-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아밀로이드 타겟 치매 치료제는 투자 대상으로 매력적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오늘 이야기에서는 치매진단키트를 개발중인 메디프론/퀀타매트릭스/피플바이오의 이야기도 다룰 예정이었으나 시간이 부족하여 다음 포스팅에 나눠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08.01 - [국내외 개별기업] - 피플바이오/수젠텍/메디프론 치매진단키트 개발 현황과 과학적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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