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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주식을 위한 생물학

Vero cell line과 백신 생산 그리고 COVID-19 코로나 백신

by 바이오테마주 2020. 7. 14.

 

 

요즘 코로나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유난히 많이 보게 되는게 있습니다. 오늘 제목에 나와있는 Vero cell line 인데요, 이 세포는 인간이 아니라 원숭이 세포입니다.

 

인간 감염성 바이러스에 대해서 연구하는데 왜 사람 유래 세포주가 아니라 원숭이 세포주를 사용하는가. 여기에 대해서 의구심은 들었지만 당장 중요해 보이지 않아서 공부를 미뤄왔던 게 보는 논문마다 나오니까 아무래도 궁금해지더라구요.

 

오늘은 virology에서 흔히 숙주세포host cell로 사용되는 Vero cell line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1. Vero cell line

 

Vero cell line의 유래는 사람이 아니라 원숭이입니다.

정확히는 African green monkey의 신장 유래 세포주입니다.

우리가 아는 그 원숭이 맞습니다.

 

 

 

(좌)  https://en.wikipedia.org/wiki/Green_monkey  (우)  https://www.atcc.org/products/all/CCL-81

 

 

 

미국의 세포주은행 ATCC (American Type Culture Collection)은 전세계에 세포주나 균주 등을 분양하는 비영리단체인데요, Vero cell line (ATCC CCL-81)의 정보를 보면 기본적인 정보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Vero cell의 생물학적 특성에 대해서 확인할 수는 있지만 virology에 이용될 만한 이유에 대해서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게 아니야..

 

 

 

제가 원하는 내용은 한 리뷰 논문에서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리뷰 논문이란 어떠한 주제에 대해서 현재까지 밝혀진 많은 연구를 집대성한 결정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논문의 종류는 아래와 같이 구분됩니다.

 

 

  • Research article (full article): 한 주제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논문으로 적게는 네 다섯개의 연구 결과(figure) 부터 십 수개에 이르는 연구 결과를 포함하는 논문
  • Short article (brief report): 한 주제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고하는 논문이지만 2~4개 정도의 결과만으로 구성된 짧은 논문
  • Review article: 수십~수백개의 참조논문을 요약/정리/재구성하여 연구 성과를 요약, 종합, 방향성을 제시하는 논문

 

제가 공부한 논문은 2017expert review of vaccines에 게재된 논문으로 Vero cell line을 활용한 백신 제작에 대한 전반적인 기술적 역사와 현재의 성과에 대해 논하고 있습니다. (P. Noel Barrett, et al., 2017, Expert Review of Vaccines, Vero cell technology for rapid development of inactivated whole virus vaccines for emerging viral diseases)

 

 

 

P. Noel Barrett, et al., 2017, Expert Review of Vaccines

 

 

 

 

그런데 내용을 좀 공부해보니 이 내용에 대해서 논하기 위해서는 백신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차피 차후에 다룰 기업 중에는 코로나 백신을 개발 중인 기업이 포함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백신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짚고 넘어가면 나중에 소개해 드리기 용이할 것 같네요.

 

 

 


 

 

2. 백신vaccine의 기초와 COVID-19 백신

 

 

백신은 감염에 앞서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준비시켜 놓기 위한 수단입니다. 백신 접종을 통해서 우리는 미리 바이러스 등의 항원을 접할 수 있고 나중에 해당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우리 몸은 순식간에 항체를 생성하며 방어해낼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접하는 백신은 사독화 백신 (inactivated vaccine)이나 약독화 백신 (attenuated live vaccine)입니다. 독감, 감염, 유행성출혈열 예방접종 같은 것들이 생각하시면 됩니다.

 

약독/사독화 백신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일종의 불활성화 프로토콜을 통해서 독성을 줄이거나 증식 능력을 현저하게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만들어집니다. 몸에 주입된 바이러스는 인체의 면역체계에 의해서 감지되고 우리 몸은 방어기재를 활성화시킵니다. 이 과정에서 기억B세포(memory B cell)이 만들어지면 다음 번 진짜 감염 때에는 해당 바이러스를 중화시키고 제거할 수 있는 항체(antibody)를 분비할 수 있습니다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뉴스에서 나오는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y가 바로 이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https://microbenotes.com/vaccines-introduction-and-types/

 

 

 

 

지금 유행중인 COVID-19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같은 원리입니다. 대유행pandemic의 성격을 가진 COVID-19은 치료제가 만들어지더라도 매년 돌고 도는 독감처럼 계절성 질병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치료제의 개발과 더불어 백신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개발은 몇가지 난관이 있습니다.

 

 

  • 일반적인 사독화/약독화 백신을 만들어서 사용하기에는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며 인체에 주입했을 때 변이를 통해 다시 병원성이 높은 바이러스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 유전체가 RNA로 이루어진 RNA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변이가 빨라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 변이가 발생하여 백신 개발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
  • 완치자가 재감염되는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으며 실제로 완치자 중 일부는 항체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존재한다. , vaccination에 의해서 항체가 만들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사독/약독화 백신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최근에 도입되기 시작한 기술이 바로 DNA/RNA vaccine 혹은 recombinant protein vaccine입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기존의 백신 개발 방식에 비해 월등히 빠른 속도로 백신을 만들 수 있어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게 합니다. 다만 아직 기술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인데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서 지금까지는 가능성으로 타진되어 왔던 신기술들이 실제로 제품화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는 DNA백신으로 제넥신(095700)이 임상에 도전중이며 메디톡스(086900)가 최근 COVAX-19이라는 이름으로 DNA백신을 준비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해외에서는 미국 Inovio(NASDAQ:INO)가 도전 중입니다.

 

 

 

이노비오는 최근에 임상 결과를 발표했는데 빈틈이 많고 생각보다 부정적인 결과가 발표되면서 하루밤 사이에 엄청난 폭락을 겪었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개발중인 DNA vaccine의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상태입니다.

 

 

 

Novavax (NASDAQ:NVAX) 재조합 단백질 백신에 도전 중이며 최근 매우 정밀하고 유의미한 성과를 발표하고 미국방성에서 거액의 fund를 지원받음에 따라 주가가 크게 부양됐습니다.

 

 

 

날아오르고 있다

 

 

 

 

 

RNA백신으로는 Moderna (NASDAQ:MRNA)가 최선두에서 달리고 있으며 전세계의 모든 경쟁자들보다 빠르게 임상 3상을 진입한 상태로, 이전 임상시험에서 중화항체의 형성 등 긍정적인 데이터를 보여줌에 따라 높은 주가를 유지하고 있는 중입니다.

 

 

 

 

 

백신 관련된 종목들과 그들의 상품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팅에서 더 자세하게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3. 마치며

 

서론이 정말 길었는데 결론적으로, Vero cell은 전통적인 약독화/사독화 백신을 제작할 때 널리 사용되는 세포주입니다.

백신 제작을 위해선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어야 하고 감염 이후에 바이러스가 잘 유지될 수 있어야합니다. 이를 위해서 달걀을 흔히 이용하는데 이 경우 달걀의 수급 문제와 계절성, 재현성에서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언제나 균일하게 대용량으로 공급될 수 있는 세포주의 개발이 필연적이었던 거죠.

 

백신제작을 세포를 끊임없이 공급하기 위해선 오랜 기간 배양접시에서 배양을 해도 그 특성이 크게 변하지 않고 유지되야 합니다. 그렇다고 끊임없이 분열할 수 있는 암세포를 사용하기에는 종양원성의 문제가 있어 사용이 불가능하죠. 그 대안으로 고안된 것이 Vero cell 입니다.

 

 

  • 인간과 유전적으로 상당히 비슷한 만큼 인간 바이러스로 감염이 쉽고
  • 암세포가 아니지만 끊임없이 분열할 수 있으며
  • 염증성 사이토카인 인터페론 감마(IFNg)가 분비되지 않아 바이러스가 높은 농도로 유지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바이러스의 배양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많은 바이러스 실험과 백신 제작에 이용되어 왔던 것이고, 이번 COVID-19 연구에서도 역시 Vero cell이 흔하게 이용되었던 것입니다.

 

 

 

P. Noel Barrett, et al., 2017, Expert Review of Vaccines

 

 

 

 

다만 이전 대웅(003090)/대웅제약(069620)니클로사마이드 관련 포스팅(https://bioinvest.tistory.com/1)에서 소개해 드렸던 파스퇴르 연구소의 실험은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었던 게 맞는 것 같습니다.  해석하기 나름이고 또 파스퇴르 연구소의 실험결과에 오류가 있던 것은 아니지만 백신 개발이 아닌 COVID-19 치료제의 스크리닝에 Vero cell을 사용했던 것이기 때문에 인간세포에 대한 치료 효과를 검증하기에는 논리적인 문제가 있다는 거죠.

 

신풍제약(019170)피라맥스(https://bioinvest.tistory.com/2)에 대한 평가에서 Vero cell을 이용한 실험에서는 거의 무의미한 치료효과를 나타냈었는데 신풍제약 측에서 사람세포주인 HeLa cell을 사용하여 그 효과를 확인했을 때에는 클로로퀸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억울할뻔

 

 

 

물론 저는 피라맥스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생각입니다.

 

 

 


 

 

 

빨리 다른 회사들의 제품들도 확인하고 오늘 언급한 백신 관련 회사들에 대해서도 작성하고 싶은데 생각보다 포스팅에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

 

오늘도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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