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은 최근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아플리딘(aplidin, 주성분 플리티뎁신plitidepsin)의 COVID-19에 대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아플리딘은 보령제약이 직접 개발하는 것이 아닌 파마마(PharmaMar)와 독점판매 라이선스 계약을 채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오늘은 보령제약의 아플리딘(플리티뎁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보령제약
보령제약은 의약품 제조, 매매, 소분 등 의약품/생명공학 관련제품을 판매 유통하는 회사입니다. 의약품 및 원재료의 수입, 유통을 통해서 이익을 창출하는 한편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자체 개발 또는 라이선스 인 형식으로 도입하여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출의 성장성은 뚜렷하지 않지만 재무상태는 안정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 매출 신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아플리딘(aplidin, 플리티뎁신plitidepsin)
아플리딘(aplidin)은 스페인 제약사 파마마(PharmaMar)에 의해 등록된 상품명이고 주성분은 플리티뎁신(plitidepsin)입니다. 아플리딘은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인 동시에 지금도 다양한 적응증에 대한 임상시험이 활발이 진행중인 약품이죠. 과거 연구에서 아플리딘은 항암, 항바이러스, 면역저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다양한 암종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령약품은 이러한 아플리딘을 파마마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독점판매권을 얻은 것입니다. (http://www.mo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1852)
아플리딘의 SARS-Cov-2에 대한 치료효과와 기전은 저명한 학술지인 사이언스(Science, IF 41.845)에 올해 1월 개제되었는데, 오늘은 이 내용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early/2021/01/22/science.abf4058/tab-pdf).
3. 연구 배경
이전 연구를 통해 바이러스의 숙주인 진핵세포의 단백질 번역기구(translation machinery)의 활성을 억제할 때 SARS-cov-2에 대한 억제 효과가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비전공자의 입장에서는 용어들이 많이 생소할 수 있으니 간략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진핵세포는 유전물질인 DNA가 실제 기능을 하는 단백질로 발현되기 위해 전사(transcription)/번역(translation) 과정이 필요한데, 이러한 시스템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역시 비슷합니다. 특히 바이러스의 경우 필수적인 유전물질을 제외하곤 숙주세포의 시스템을 이용하는데, 단백질 번역 역시 숙주의 번역 기구(protein translation machinery)를 이용하지요. 따라서 단백질 번역기구를 억제하는 약물이 항미생물,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Nature review microbiology 논문 참조 https://www.nature.com/articles/nrmicro2655).
진핵세포의 단백질 번역기구는 여러 개의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는데 eIF4E, eIF4G, eIF4A, eIF4H, eIF3, eIF2 등 다양한 단백질이 여기에 관여되어 있습니다. 이전 연구에서는 이중에서 eIF4A 저해제인 Zotatafin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억제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고, 이와 같은 작용을 하는 ternatin-4도 높은 저해효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플리딘의 경우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였던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파마마가 약물재창출을 시도했고, 임상 시험 진행과 동시에 기전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그 연구를 통해 아플리딘이 단백질 번역기구 중 eEF1A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이를 통해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증명된 것이지요.
4. 연구 결과
아플리딘(플리티뎁신)은 일반적인 바이러스 호스트 세포주인 Vero cell을 포함하여 사람 세포주인 HEK293T 세포, 폐포유사세포 등에서 렘데시비르에 비해 훨씬 높은 억제 효과를 보였습니다 (참고로 실험에 사용된 HEK293T세포는 SARS-Cov-2의 타겟인 hACE2가 발현되도록 만들어진 세포(hACE2-HEK293T)입니다)
그리고 Fig2의 결과는 이러한 효과가 플리티뎁신의 eEF1A에 대한 억제 효과에 의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과입니다.
Fig3 결과에서는 플리티뎁신과 렘데시비르를 비교했을 때 플리티뎁신 처리군에서 바이러스 유전자의 양이나 바이러스 단백질의 양이 현저히 낮게 나타난다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다소 편차가 있어 보이긴 하지만 렘데시비르에 준하거나 그 이상의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지막 Fig4와 Fig5에서는 마우스를 대상으로 실험했을 때 플리티뎁신을 0.3mg/kg 3일, 1mg/kg 1일, 렘데시비르를 50mg/kg 3일로 투여했을 때 플리티뎁신이 렘데시비르에 준하거나 그 이상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5. 임상시험
파마마(PharmaMar)는 이미 아플리딘을 사용한 임상1/2상을 마친 상태이고(https://clinicaltrials.gov/ct2/show/NCT04382066?term=aplidin&cond=covid&draw=2&rank=1), 임상2/3상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시험을 진행하는데 있어 큰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파마마가 진행한 임상1/2상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면, COVID-19환자를 대상으로 시험이 진행되어 1차 지표로 투여시 부작용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고, 이와 함께 2차 지표로 바이러스 역가, 생존률 등의 치료 효과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파마마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해보면 위약군 대비 50%~70% 정도의 viral load를 보인 것으로 보고되었는데, 최종적인 치료효과는 임상2/3상 결과를 봐야 하겠지만 일단 SARS-Cov2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는 입증된 것으로 보입니다 (https://pharmamar.com/covid-19-desarrollo-clinico/).
6. 그 외
현재 파마마의 임상시험 결과와 사이언스지 게재 소식은 다양한 외신에서 보도되고 있고, 곧 임상3상에 착수할 것이라는 발표도 확인됐습니다. 스페인 언론사의 인터뷰 내용을 참고하면 (https://www.voanoticias.com/coronavirus/entrevista-dr-pablo-Aviles) 임상2상 결과에서 보였던 치료 효과와 함께 임상3상 계획에 대해 일부 확인할 수 있는데요, 번역이 확실치 않지만 임상3상은 경증에서 중증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임상1/2상에서 치료효과를 확인했고 이번 논문에서 치료 기전과 효과를 다시 확인했기 때문에 임상 3상 진입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7. 결론과 요약
파마마의 아플리딘은 이번 논문 발표와 임상1/2상 결과를 통해 치료 효과가 증명된 것으로 보이고 실질적으로 치료 기간이나 증상을 얼마나 단축시킬 수 있는가는 임상3상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직까지는 clinical trials에서도 검색되지 않고 외신 보도에서도 곧 신청할 거라는 내용만 있으니 임상3상 프로토콜은 아직 등록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마 긍정적인 임상시험 결과가 있었던 만큼 임상1/2상에 대한 결과를 논문형식으로 발표하고 곧 임상3상에 착수할 것이라고 기대됩니다.
한편, 보령제약 측은 파마마와 독점계약을 통해 판매권을 취득했다고 하는데 지난 번에 알아봤던 한국비엔씨의 안트로퀴노놀 계약건과는 달리 아직 공시로 확인된 내용이 없어 계약금이나 계약의 범위 등이 확인되지 않아 회사의 미래 가치에 어느 정도의 수혜가 있느냐는 당장 예상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2021/01/25 - [국내외 개별기업] - 한국비엔씨 코로나 치료제 안트로퀴노놀 antroquinonol 영혼의 배팅
임상 성공의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보이나 보령제약 측이 취할 수 있는 이익이 어느정도 규모인지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이 부분은 투자에 신중해야 할 요소 중 하나로 보입니다.
- 아플리딘(주성분 플리티뎁신)은 다발성 골수종(multiple myeloma) 치료제이다
- 아플리딘의 항바이러스 효과는 이전에도 보고된 바 있으며 최근 연구 결과 eEIF2A를 억제하여 SARS-Cov-2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 결과는 사이언스지에 게재되었다
- 기존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단백질 번역기구 저해제가 SARS-Cov2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 스페인 제약사 파마마는 아플리딘을 활용한 임상1/2상을 마쳤으며 그 결과는 긍정적이다
- 임상1/2상 결과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 보령제약은 파마마와 아플리딘에 대한 독점판매권을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까지 계약의 범위나 금액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아 투자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이상으로 오늘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 또는 추천이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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