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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개별기업

일양약품 슈펙트(라도티닙radotinib) 백혈병 1차 치료제 등록의 가치

by 바이오테마주 2021. 2. 3.

최근 일양약품의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radotinib)가 백혈병 1차 치료제로 등록 중에 있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슈펙트는 현재 코로나 치료제로도 개발 중에 있고 최근 이와 관련하여 포스팅은 작성했었는데요, 오늘은 백혈병 치료제로서의 슈펙트(라도티닙radotinib)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만성골수성백혈병과 1세대 백혈병치료제

 

만성골수성백혈병(chronic myeloid leukemia)은 흔히 필라델피아 염색체(Philadelphia chromosome)이라고 불리는 염색체 돌연변이에 의해 발현되는 질병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발생빈도가 높지 않지만 북미 등 해외에서는 상당히 많은 환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질병입니다. 백혈병은 다른 고형암(solid tumor)과 달리 종양 덩어리를 형성하지 않기 때문에 외과적인 수술로는 암세포를 제거할 수 없고, 그 때문에 현재까지도 근본적인 치료는 환자의 비정상적인 혈액줄기세포(조혈모세포 hematopoietic stem cell)를 방사선 등으로 완전히 제거한 뒤 건강한 기증자의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골수이식(bone marrow transplantation)으로 이루어집니다.

 

필라델피아 염색체(philadelphia chromosome)
CML의 병증을 일으키는 암세포(blast)

 

이 때 1세대 CML치료제인 글리백(Gleevec, 성분명 이마티닙imatinib)2002년에 등장하게 되는데, 타이로신 인산화 효소 저해제(tyrosine kinase inhibitor)인 이 화합물은 필라델피아 염색체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BCL-ABL의 활성을 저해시켜 환자의 생존률을 획기적으로 늘리는데 성공했습니다. 글리벡의 대성공 이후 글리벡에 저항성을 보이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2세대 치료제가 개발됐습니다. 2세대 치료제로는 다사티닙(dasatinib), 닐로티닙(nilotinib)2007년 개발됐고, 20101차 치료제로 승격됐습니다. 2012년은 일양약품의 라도티닙(radotinib), 화이자의 보수티닙(bosutinib)이 개발됐고, 그 외에도 타시그나(tasigna), 스프라이셀(sprycel) 등도 개발되어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Chronic_myelogenous_leukemia).

 

 

 

 

 

일양약품의 라도티닙은 임상시험 결과 이마티닙에 비해 더 우수한 효과를 보였고 이마티닙에 저항성을 보이는 환자에게도 효과를 보임으로써 그 효과를 증명했습니다

 

 

(2014년 임상2상 시험 결과 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077080/)

 

 

(2020년 임상3상 long-term follow up 결과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full/10.1111/bjh.16381)

 

 

 

 


 

 

2. 1차 치료제

 

앞서 설명에서도 잠깐 언급한 1차 치료제는 질병을 진단받고 바로 처방 가능한 의약품(치료)를 의미합니다. 2차 치료제는 1차 치료제에 대해 저항성을 보이거나 처방에도 질병에 차도가 없을 때 처방하게 되기 때문에 회사의 입장에서는 제품이 1차 치료제로 등록되는 것이 매출에 크게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2019Seeking alpha의 애널리스트 Denis Buivolov노바티스의 글리벡(이마티닙)2세대 치료제들이 1차 치료제로 등록됨에 따라 시장에서 그 지위를 잃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지요(https://seekingalpha.com/article/4294848-novartis-is-losing-leadership-in-all-and-cml).

 

 

출처: seekingalpha

 

 

일양약품의 슈펙트의 경우 국내에서는 임상3상 결과 발표 이후 2015년에 2차 치료제에서 1차 치료제로 격상됐습니다(http://medigatenews.com/news/3103025489). 러시아에는 2020년 5월 슈펙트의 임상3상 시험이 승인되었는데 러시아 측에서 임상3상 시험을 국내(한국) 시험 결과로 대체하여 면제해줌에 따라 수입사인 러시아의 알팜(R-pharm)이 품목허가를 진행 중인 것입니다.

 

 

 

출처:메디게이트

 

 

알팜에서 품목허가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 포스팅에서 정리했던 것처럼 알팜의 홈페이지에서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종약학(항암의약품) 파이프라인에서 슈펙트가 기재(품목허가)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나 있고, 일양약품의 분기보고서에도 같은 내용이 기입되어 있습니다.

 

2021/01/07 - [국내외 개별기업] - 일양약품/일양약품우 R-pharm의 Radotinib 임상 시험 관련 최종 팩트 체크

 

 

 

다만 오늘 며칠전 기사가 나온 이유는 잘 모르겠는데요, 구글에서 radotinib 또는 supect1차 치료제(first line of treatment, first line therapy) 관련된 외신 내용이 딱히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슈펙트는 백혈병 1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아서 오랜 기간 동안 검증되어왔기 때문에 러시아에서 1차 치료제로 등록되는 것에는 굳이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이미 품목허가를 진행중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별다른 추가 소식도 없는데 기사가 나온 것은 의아한 일인 것 같습니다.

 

 

 

 


 

 

3. 결론

 

오늘 포스팅은 준비하면서 러시아 내의 CML관련 시장 규모를 가장 중점적으로 확인하고 싶었는데요, 아쉽게도 관련 통계를 찾을 수 없어서 슈펙트와 그 외 CML 치료제에 대한 이야기 밖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정리하자면, 슈펙트가 임상 3상 이후 장기간의 추적 조사(long term follow up)에서도 경쟁 제품인 글리벡에 비해 우수한 효과를 보였고 이미 1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바, 러시아에서도 무난히 1차 치료제의 지위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차 치료제로 등록된다면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의 제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CML치료제 시장에서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일양약품의 매출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몇가지 보수적으로 생각해야하는 부분은

 

  •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CML 1차 치료제(글리벡, 스프라이셀, 타시그나, 보술리프 등)과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인 만큼 드라마틱한 매출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점
  • 국내에서는 글로벌 제약사 대비 낮은 비용을 강점으로 세일즈를 진행했는데 러시아에서는 가격이 어떻게 책정될지 모른다는 점
  • 임상 성공과 같은 비약적인 매출 증가 기대 보다는 수출 성공 정도의 이벤트인 점
  • 주가 측면에서 봤을 때에는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잠시 주목받은 것일 뿐 내재적인 가치는 변한 것이 없다는 점
  • 일양약품의 주가가 코로나 치료제 이슈로 상당히 부양되어 있다는 점

 

등이 있겠습니다.

 

 

투자는 신중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 또는 추천이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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