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포스팅에 이어서 일양약품/일양약품우와 R-pharm에서 개발중인 코로나 치료제 슈펙트(주성분 radotinib)에 대한 최종적인 팩트 체크를 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포스팅의 어조에 오해의 여지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마지막 단락에 다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글을 시작함에 앞서 저는 기본적으로는 국제적으로 인정 받는 자료인 출판물(논문)을 가장 높은 신뢰도로 조사하고 그 외에는 보도자료(각 회사 홈페이지, 공시자료, 언론사)와 일부 정부 운영 사이트의 집계자료를 조사합니다. 일양약품의 슈펙트(라도티닙radotinib)의 경우 그 기전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보고된 바 없어 이 부분은 첫 번째 포스팅 이후에 더 추가할 내용은 없고,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러시아 임상3상에 대해 심도 있는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라도티닙의 기전에 대한 포스팅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 바랍니다
2020/07/21 - [국내외 개별기업] - 일양약품/일양약품우 코로나 치료제 슈펙트(라도티닙)에 대한 과학적 고찰
지난 포스팅에서는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clinical trials와 한국의 임상정보포털에서 집계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R-pharm의 임상시험이 등록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는데요, 이에 대해 많은 분들이 근거 없는 말을 하지말라는 반응이셔서 이번에는 좀 더 심도있게 러시아 언론, 러시아 임상 집계 사이트, R-pharm 홈페이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해봤습니다. 본 조사에서는 언어의 특성상 구글 번역기의 힘을 많이 빌렸기 때문에 일부 오역이 있을 수 있으니 이 점을 감안해주시기 바랍니다.
1. 일양약품의 입장과 ‘임상3상 진행’에 대하여
먼저 일양약품의 공시자료와 회사의 입장에 대해 알아본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일양약품 측의 공시자료에 있는 ‘임상 3상 진행중’ 이라는 부분을 근거로 가짜 뉴스를 생산하지 말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 확실히 하기 위해 일양약품 측 IR담당자에게 문의를 해봤습니다.
본인 일양약품의 코로나 치료제는 R-pharm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진행 상황 등에 대해 아는 바가 있는가
일양약품 코로나 치료제 개발은 전적으로 R-pharm에게 일임했기 때문에 진행상황은 전혀 알 수 없으며 결과를 받는 즉시 보도할 예정이다
본인 R-pharm 측이 제시한 임상시험 기간은 작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인데 아직 임상시험이 등록된 정보가 없다. 이 부분에 대해 아는 바 있는가
일양약품 말씀드렸다시피 전적으로 R-pharm에 일임했기 때문에 아는 바 없다
본인 공시자료에 임상3상 진행중이라고 표현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R-pharm에게 일임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
일양약품 그렇다.
많은 분들이 일양약품에 연락을 하여 비슷한 답변을 들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임상시험은 R-pharm에서 담당하는 것이니 일양약품 측은 정보가 없고 결과를 받는 즉시 보도하겠다는 부분이요. 이 내용은 회사 홈페이지에도 나와있는 내용이고 많은 분들의 주담 통화 결과를 기록한 포스팅에도 동일하게 나오는 부분입니다.
일양약품은 현재 R-pharm에게 전권을 위임한 뒤 진행여부/진행상태 등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는 상태이며 공시자료의 임상3상 진행은 R-pharm에 일임했다 이상의 의미는 없는 것이 명확해 보입니다.
일양약품 측에서 더 이상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없다면 R-pharm 측에서 공개되어 있는 정보를 확인해봐야겠죠?
2. R-pharm의 Radotinib ‘등재’는 무슨 의미인가
R-pharm은 현재 일양약품으로부터 임상시험 개발에 대한 전권과 개발 이후 판매권을 위임 받고 임상연구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일양약품 측은 투자자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R-pharm에서 정보를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최근 R-pharm 홈페이지 리뉴얼 이후 파이프라인 색션에서 Radotinib이 품목허가 등재 중이라고 표시되면서 국내에서는 임상3상이 완료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R-pharm 홈페이지(http://r-pharm.com/ru)에 접속하면 상단에 여러 메뉴가 나오는데 그 중에서 исследования и разработки 메뉴가 연구개발(R&D)에 해당합니다. 이 메뉴를 클릭하면 현재 R-pharm에서 개발 중인 다양한 파이프라인이 도식화되어 있고, 각 항목을 클릭하면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연구 개발 섹션을 클릭하면 여러분 눈 앞에는 이런 화면이 나옵니다.
이 사진이 논란의 주인공인데요, 가로축을 보면 전임상연구 – 임상연구 – 기재 – 상용화로 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 ‘기재‘라는 항목은 우리나라로 치면 ‘품목허가‘에 해당하는 부분인데요, 임상3상을 완료하고 식약처에 상품을 등록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러시아는 그 후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품목허가 후 신의료기술평가, 의료보험 등재 여부, 의료수가 등이 결정되고 나서 최종적인 상용화가 완료됩니다.
그 절차가 어찌됐든 이 사진에서 Radotinib은 분명 임상3상이 완료된 상태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Radotinib이 분류상 ‘종양학(Онкология)’에 분류되어 있다는 것이고, 일양약품은 Radotinib을 코로나 치료제로 개발하기 이전에 백혈병(chronic myeloid leukemia, CML) 치료제로 이미 수출했다는 사실입니다.
일양약품의 전자공시에는 슈펙트(radotinib) 항목이 두 개 있는데요, 한 개는 표적항암제(백혈병치료제)이고 다른 한 개는 COVID-19 치료제입니다. 이 중에서 백혈병치료제인 슈펙트는 진행경과에 “러시아 R-PHARM CML 품목승인 신청 중“이라고 표현되어 있는 바로 이 부분이 R-pharm 홈페이지의 ‘기재‘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물론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R-pharm 홈페이지에서 Radotinib 항목을 클릭해보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에 백혈명 치료제로서 슈펙트를 수입한 내용과 함께 COVID-19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임상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공식 허가를 받았습니다'라고 쓰여있지요.
번역(google translator)
- Supekt® (Radotinib)는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를 위한 2 세대 Bcr-Abl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입니다.
- Radotinib은 한국 일양약품 (주)에서 개발했습니다. 2015 년 10 월부터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1 차 치료를 위해 식품 안전 의약품 부에 등록되었습니다.
- 2020 년 초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생물안전센터에서 여러 가지 체외 연구가 진행되어 라도티닙이 SARS-CoV-2 바이러스의 복제를 현저하게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R-Pharm은 COVID-19 환자 치료를 위한 라도티닙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임상 시험을 수행 할 수 있는 공식 허가를 받았습니다.
더불어 R-pharm에서 임상3상을 마치고 COVID-19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올로키주맙(olokizumab) 역시 별도로 COVID-19과 같은 항목으로 분류되지 않고 ‘항염증Противовоспалительные’ 섹터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현재 병용요법으로 임상3상이 진행 중인 RPH-104도 항염증 섹터로 분류되어 있고요.
한 가지 차이점이라면 올로키주맙은 COVID-19 치료제로 승인되었다는 점을, RPH-104의 경우 “COVID-19 감염 환자 치료에서 RPH-104의 효능과 안정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라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는 점 입니다.
번역(google translator)
- RPH-104는 전신 염증, 재발성 발열, 관절 손상 및 발진을 특징으로 하는 다양한 질병의 치료와 대사성 질환의 치료를 위해 개발되고 있는 생물학적 제품 (IL-1을 억제하는 새로운 이종 이합체 융합 단백질)입니다. 미국 식품의 약국 (US FDA)은 Schnitzler 증후군 치료를 위해 RPH-104를 고아(orphan drug, 유일한 약)로 지정했습니다. 현재 Schnitzler 증후군의 치료를 위해 FDA에서 승인 한 약물은 없습니다.
- R-Pharm은 건강한 자원 봉사자의 참여로 연구를 수행하고 일련의 전임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구현했습니다. RPH-104를 사회적으로 중요한 고아 질환 (특발성 재발성 심낭염, 급성 심근 경색, 통풍, 지중해 가족열)에 사용할 가능성이 현재 연구되고 있습니다. 약물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임상 시험을 수행 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으며 환자를 적극적으로 모집하고 있습니다.
- R-Pharm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병 인 SARS-CoV-2와 관련하여 러시아의 중증 COVID-19 감염 환자 치료에서 RPH-104의 효능과 안전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 RPH-104는 완성 된 투여 형태의 야로슬라블 공장에서 제조됩니다.
그렇다면 R-pharm 홈페이지의 COVID-19탭은 어떤 내용이 있을까요? 이 홈페이지에서 유일한 영어인 covid-19탭을 클릭하면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링크 http://r-pharm.com/ru/borba-protiv-covid-19).
이 탭에 들어오면 현재 R-pharm에서 수행하고 있는 코로나 치료제(약제)와 백신 개발 현황을 볼 수 있는데요,
약제(Препараты) 파트에는 임상3상을 마치고 허가를 받은 Coronavir(주성분favipiravir)와 Artlegia(주성분olokizumab)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백신(Вакцины) 파트에서는 러시아의 자랑스러운 백신이라는 스푸트니크5호(Sputnik-V) 백신과 아스트라제네카와 협업으로 임상시험을 진행중인 AZD1222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임상연구가 진행중인 약제에 대해서는 RPH-104와 RPH-137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탭에 라도티닙에 대한 내용은 없습니다. 애석하긴 하지만 일단 R-pharm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은 여기까지가 전부입니다. COVID-19 탭에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고, R&D 섹터에서 등장하긴 하지만 '임상연구를 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이상으로는 더 이상 서술되어 있는게 없습니다.
3. R-pharm이 임상연구를 시작하지 않은 것일까 시작했지만 임상포털 사이트에 등록하지는 않은 것일까
일단 일양약품과 R-pharm을 통해 알아볼 수 있는 내용은 모두 알아봤습니다.
이제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것은 혹시 R-pham이 원래 임상포털사이트에 임상시험 정보를 등록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입니다. 임상시험을 진행할 때 임상시험 포털에 등록하는 것이 의무는 아니니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R-pharm의 과거 행적을 확인해봤습니다.
일단 미국의 clinical trials에서 키워드 COVID-19, R-pharm으로 검색해보면 COVID-19 관련하여 R-pharm이 지금까지 수행했던 임상시험들의 목록이 나타납니다. 앞서 R-pharm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올로키주맙, 코로나비르 등이 그 주인공이죠 (참고로 Sputnik V 백신 임상은 왜 없느냐 할 수 있는데 Sputnik V는 러시아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되어 있어서 R-pharm으로 검색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 결과를 미루어 볼 때 일단 R-pharm이 clinical trials에 임상시험 정보를 등록하지 않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자국민에 대한 임상시험은 외부 사이트에 등록하지 않는 것일까요? 우리나라도 국내 임상 (특히 임상1상 혹은 2상)의 경우 해외 사이트에 등록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대웅제약도 DWRX2003이나 camostat에 대한 필리핀, 인도 임상1상, 2상은 clinical trials에 등록되어 있지만 camostat 국내 임상2상은 등록되어 있지 않거든요.
하지만 이 가설을 멀리 갈 필요도 없이 COVID-19치료제 favipiraivir 임상시험만 보더라도 아닌 것 같습니다. 해당 임상시험 (https://www.clinicaltrials.gov/ct2/show/NCT04501783?term=r-pharm&cond=covid&draw=2&rank=4) 내용을 보면 favipiravir 임상시험은 러시아 내 10곳에서 수행한 임상시험으로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내용은 없었지만 clinical trials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4. 러시아 내 임상시험 집계 사이트와 러시아 언론을 확인해보자
여기서 포기하면 실망하실 것 같아서 러시아 웹을 뒤져봤습니다.
먼저 지난 포스팅에서 잠깐 들여다 본 러시아 보건부 홈페이지가 있었죠. 라도티닙을 러시아어로 검색해봤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결과는 없었구요. 다만 러시아 보건부 홈페이지(https://minzdrav.gov.ru/)에서는 보고서 파일명이 지난 포스팅에서 봤던 것처럼 세부 내용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사실상 내용 검색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임상시험진행'이 기입된 보고서가 올라와 있어도 검색으로는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결과 없음'이 아닌 '검색 실패'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혹시 네이버 카페에서 보고서를 찾으셨던 분처럼 능력자가 계시다면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일단 저는 그렇게까지는 해보기 힘들기에 보건부 홈페이지는 넘어가겠습니다.
일단 홈페이지는 넘어가고, 러시아 내 임상시험 집계 사이트를 찾았습니다. Clinline이라는 이 사이트(https://clinline.ru/)는 2018년 출범되어 러시아 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임상시험 데이터가 등록되는 곳으로 소개되어 있는데요, 이 곳에는 라도티닙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이 곳 역시 임상시험 등록 내용이랑 완전히 동일한 내용 뿐이고 진행 중인지, 모집은 완료된 것인지 등에 대한 정보는 부재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찾기는 찾았는데 아무 의미가 없네요.
이 곳의 링크는 https://clinline.ru/reestr-klinicheskih-issledovanij/194-14.05.2020.html 입니다.
결국 임상시험의 진행여부는 알 수 없었고 지난 포스팅에서 이미 확인했던 내용 이상의 것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언론이나 웹에서 찾을 수 있는 내용이 있는지 검색해봤습니다. 구글로 검색되는 최근 6달간 보도된 기사 중 중복된 내용을 제외한 모든 기사를 확인했습니다. 먼저 대표 언론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포브스지에서 라도티닙과 알팜에 대한 내용을 찾아봤습니다. 총 네 건의 기사를 확인할 수 있었고 그 내용은 국내 언론이 보도했던 내용(시험관내 실험에서 효과) 이상의 것은 없었습니다. 가장 최근 기사는 6월 6일로 그 이후에는 보도가 없어 임상시험에 관련된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다른 언론사(https://www.prozdor.ru/)의 2020년 6월10일 보도자료는 R-pharm 사의 COVID-19 치료제/백신 개발 관련 소식을 담은 기사입니다. 해당 기사에서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RPH-104, RPH-137, Radotinib, olokizumab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radotinib에 대한 내용은 기존 보도자료와 동일한 내용이고 임상시험 프로토콜 수정 전의 내용을 담고 있어서 사실상 아무 의미 없었습니다.
그리고 중복되지 않는 기사 중에 가장 최근 기사는 2020년 12월 21일 medvestnik의 기사입니다 (https://medvestnik.ru/). 이 기사에서는 러시아에서 연구 중인 많은 후보 물질에 대해 정리해놓았는데요, 중간에 라도티닙(радотиниб)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도 딱히 임상현황에 대한 내용은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내용을 찾지는 못했지만 특이한 점은 별표(asterisk*)가 표시되어 있었던 점인데요, 표 하단의 설명을 보면 '러시아 연방에 등록되어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아직 품목등재가 안 된 제품이라는 뜻일까요? 의문이 남지만 어차피 더 이상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없으니 넘어갑니다.
원문출처: https://medvestnik.ru/chronicles/Issledovaniya-lekarstv.html
이 기사를 마지막으로 구글에서 검색되는 더 이상의 기사는 없었습니다.
임상시험은 결국 진행이 되고 있는걸까요?
5. 요약과 결론
조사는 많이 했는데 알맹이가 없어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많은 분들이 근거가 부족함을 지적하셔서 구글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최대한 찾아봤는데 결국 나오는게 없어서 실망스럽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도 그러시겠죠? 그래도 내용이 길었던 만큼 짧게 요약을 해보겠습니다.
요약
Q) 슈펙트(radotinib)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는 검증되었는가
A) 고려대학교에서 수행한 세포실험에서 효과를 보였으며, 최근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peer-review 논문은 없다.
Q) Radotinib의 항바이러스 효과에 대한 기존 보고와 기전 연구가 있는가
A) Radotinib은 일양약품에서 MERS-Cov에 대해 세포실험에서 항바이러스효과가 있다고 보고했으며 이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가지고 있다. SARS-Cov-2에 대한 세포실험에서도 효과가 있다고 밝혔으나 기전에 대한 연구는 보고된 바 없다.
Q) Radotinib과 같은 tyrosine kinase inhibitor가 항바이러스제로 쓰이는 경우가 있는가
A) tyrosine kinase inhibitor는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 vs. 악영향을 미친다 결론의 연구가 동시에 존재한다. 다만 Radotinib과 유사한 CML치료제이자 tyrosine kinase inhibitor인 imatinib은 SARS-Cov-2에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이 논문으로 발표됐다. Leukemia volume 34, pages3085–3087(2020)
Q) Radotinib에 대한 COVID-19 치료제 임상연구는 진행되고 있는가
A) Radotinib에 대한 임상연구는 러시아 R-pharm의 임상3상 연구가 유일하며 진행여부 및 결과는 아직 일양약품 측에서도 확인할 수 없다.
Q) R-pharm 홈페이지에 Radotinib이 임상완료 후 등재 단계인 것으로 나온다. 임상이 완료된 것 아닌가
A) Olokizumab과 RPH-104건과 같은 사례가 있으므로 절대 아니라고는 할 수 없으나 일단 일양약품은 Supect를 CML치료제로 수출했으며 이에 대한 품목허가를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 홈페이지에 해당 표기가 된 이후 오랜 기간이 지나도 COVID-19 임상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보고된 바가 전혀 없기 때문에 COVID-19 치료제로 등재되는 것은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Q) R-pharm 혹은 회사 대표 Alexi Lepik이 임상시험에 대해 발표한 바 있는가
A) '임상연구가 필요하다' 외에는 없다.
Q) R-pharm에서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거짓인가
A) R-pharm에서 임상연구를 위한 임상 프로토콜 허가를 받은 상태이므로 거짓이라고 할 수는 없다
Q) Radotinib 관련 임상 연구에 대한 정보가 등록된 바 있는가
A) 해외 임상포털에는 등록되어 있지 않다. 러시아 내의 웹사이트 clinline에만 등록되어 있다. 진행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Q) R-pharm은 해외 임상포털에 임상시험 정보를 등록하지 않는가
A) R-pharm도 지금까지는 clinical trials에 매번 임상시험 정보를 등록해왔으나 radotinib에 대한 임상 연구는 아직 등록되어 있지 않다.
Q) 러시아보건부에서 임상시험을 승인했는가
A) 현재까지의 정보로는 '임상시험 프로토콜 변경'을 승인한 적은 있으며 '진행'을 승인한 적은 없다 (보건부에서 받을 수 있는 모든 보고서 파일을 받은 뒤 라도티닙(радотиниб)을 검색해보면 새로운 소식을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Q) 결과는 언제 확인할 수 있는가
A) 임상시험 프로토콜 상 완료일은 2021년 4월 30일이기 때문에 빠르면 2-3월 즘이면 결과를 들을 수도 있다. 4월30일은 임상시험 종료일일 뿐 결과발표일이 아니기 때문에 임상시험 완료일 이후 시간이 더 지나서야 발표될 수도 있다.
덧) 당신은 뭔데 이런 글을 계속 쓰느냐
A) 제약바이오 산업이 지식의 비대칭성이 워낙 크고 그 때문에 큰 실수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블로그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운영하고있다. 투자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 기본적인 스탠스이기 때문에 최대한 보수적인 입장에서 생각한다.
결론
몇몇 정황이 임상시험 진행 여부를 자체를 의심하게 하고 있지만 정보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현재 알 수 있는 것은 임상시험 프로토콜이 승인됐다는 것 뿐이다. 임상시험 프로토콜상 남은 기간이 4개월 정도로 촉박하지만 일반적인 코로나 치료제 임상시험 기간(15일 이내 처방)과 러시아 일일확진자 수(2-3만명/일)를 봤을 때 매우 촉박한 일정은 아닐수도 있다. 투자자로서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면 임상시험 개시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확인한 이후 투자 기회를 엿보는 편이 합리적일 것이다.
이로서 일양약품은 제 블로그에서 이례적으로 네 번째 포스팅을 작성하게 되는건데요,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조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조사하면서 확인한 내용들을 최대한 가감없이 기록했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차근차근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덧붙여 이 정도로 정보가 제한되어 있을 때에는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희망적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같은 정보를 가지고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다른 결론을 도출할 수 있으니 제가 내린 결론이 정답은 아니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더 많을 것들을 찾아보고 공부해서 성공적인 투자를 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일양약품 관련 포스팅은 새로운 정보가 나오지 않는 이상 이 번이 마지막일 것 같습니다.
많은 관심 항상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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