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키신(colchicine)은 통풍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입니다. 최근 캐나다의 Montreal Heart Institute의 연구팀에서 콜키신 COVID-19 사망률과 중증 증상완화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하면서 국내의 과련주 주가도 덩달아 날뛰었는데요, 오늘은 콜키신(colchicine)에 대해 알아보고 관련 종목들을 매수하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유나이티드 제약과 이연 제약이 나쁜 기업이니 매수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콜키신 테마'로 매매하는 것은 비이성적인 투자일 수 있음을 말씀 드리는 것이니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1. 콜키신(colchicine)
콜키신은 여러 매체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통풍, 가족성지중해열, 심낭염, 베체트 병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약품입니다. 콜키신이 사용되는 질병들을 보면 대체로 염증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콜키신은 주로 면역세포에 영향을 미쳐 염증을 조절함으로써 이러한 질병들에 치료효과를 보입니다(https://en.wikipedia.org/wiki/Colchicine#Mechanism_of_action)
작용 기전에 대해서는 굳이 알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event에 대해서는 생략하고 말씀드리자면, 콜키신은 면역세포에 축적되어 면역세포의 활동성(motility), 동원(mobilization), 부착(adhesion)을 저해해 면역활성을 억제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인플라마좀(inflammasome complex)의 형성을 막아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저해합니다(Clin Ther. 2014 Oct 1;36(10):1465-79, https://pubmed.ncbi.nlm.nih.gov/25151572/).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항염증 작용'이라는 결과로 귀결되는 것입니다.
결국에는 작용 기전은 다르지만 ‘항염증제’의 한 범주이죠.
눈치를 채셨겠지만 결국 덱사메타손과 거의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종적인 결과가 ‘항염증 반응’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나 그 과정이 다를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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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사메타손은 합성 부신피질호르몬제로 스테로이드성 약물(코르티코스테로이드)입니다. 식물 유래 알칼로이드 계열 의약품입니다. 같은 항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의약품이라도 환자에 따라 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를 선택적으로 사용하고 콜키신의 경우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가 효력을 보이지 않을 때 사용하는 의약품입니다.
동일한 '항염증 작용'을 한다고 하더라도 의약품의 작용 기전이나 성질에 따라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 있기 때문에 '덱사메타손과 같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비약적인 표현이고, '비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도로 이야기하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덱사메사톤 보다 부작용도 적고 더 효과적일 수도 있는 가능성도 없지 않은거죠.
3. 콜키신과 COVID-19
처음 관련 소식이 보고된 것은 캐나다의 몬트리올 심장 연구소(Montreal Heart Institute)의 보도자료인데요, 해당 보도 자료를 보면 COVID-19 환자 4488명을 대상으로 비교해본 결과 위약군(placebo)에 대비하여 사망률을 44% 낮췄고, 기계적 환기(mechanical ventilation) 요구를 50%, 입원기간은 25% 감소시켰다고 보고했습니다 (원문링크
후속되는 외신과 국내 기사는 이 보도 자료를 바탕으로 쓰여진 것으로 원론적인 내용은 모두 동일합니다. 다만 몇몇 외신에서는 해당 보도자료가 동료 평가를 통한 학술 논문 (peer-reviewed journal)이 아닌 연구기관의 보도 자료를 통해 공개된 내용인 만큼 내용을 신중히 해석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고 있지요 (https://www.statnews.com/2021/01/23/colchicine-gout-drug-shows-promise-for-covid-19/)
일단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콜키신(colchicine)은 기존에 통풍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알칼로이드성 항염증제이다
- 콜키신은 입원 기간(25%), 중증도 환자 증상 개선(50%), 사망률(44%) 감소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있다 (구체적인 데이터는 미공개 상태)
- 알약(tablet)으로 복용하는 방식이며 부작용도 심하지 않아 비입원환자(non-hospitalized patient)의 치료에도 적극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 아직까지 학술지에 기고된 내용은 아니기 때문에 해당 내용(효과)을 맹신하는 것은 위험하다
4. 국내 관련주 유나이티드 제약, 이연제약
의약품안전나라(https://nedrug.mfds.go.kr/)에서 검색해보면 유나이티드 제약과 이연 제약 두 기업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콜키신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유일한 기업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콜키신 관련 소식이 들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기업이 국내의 ‘콜키신 관련주’라고 소문이 났고, 그 결과 해당 보도 이후 두 기업 모두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그 이후는 어떻게 됐을까요?
당연히 원래 자리를 찾아오고 있습니다. 시장이 안 좋은 영향도 없지는 않겠지만 두 기업의 차트가 완벽히 동일한 양상을 보이고 있죠? 당연하게도 이 두 기업은 실질적으로 콜키신이 효과가 있거나 말거나 아무런 수혜를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테마주 매매를 가능하면 하지 말라고 말씀 드리고 싶은데, 지난 카모스타트 관련주 포스팅, 덱사메타손 관련주 포스팅에서도 누누이 이야기 하듯 다른 기업이 수행한 임상시험은 그 기업의 미래가치일 뿐입니다. 의약품이 정식으로 처방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 적응증(지금의 경우 COVID-19)에 대해 치료 효과가 명백함이 임상시험을 통해 증명되어야 합니다. 주성분이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제약사마다 추가적인 조성에 차이가 있을 뿐더러 해당 적응증으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다면 정상적인 처방은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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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콜키신의 경우 항염증제로, 항염증제인 덱사메타손과 놀라운 만큼 유사한 효과를 보여줍니다. 중증도 환자의 증상 개선, 사망률 감소 등이죠. 물론 연구진이 언론을 통해 보도한 결과를 보면 콜키신이 덱사메타손 보다 더 높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 퇴원기간을 감소시켰다는 부분도 매우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아직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자료일 뿐 정식으로 논문이 게재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섣불리 ‘훌륭한 치료제가 될 것이다‘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만약 콜키신이 COVID-19에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덱사메타손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지 않다면 시장 경쟁력이 없다는 의미이니 이 부분까지 고려한다면 '콜키신'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테마주를 매매하는건 도박에 가깝다고 봅니다.
5. 마치며
덱사메타손 관련주라고 한창 주가가 뜨거웠던 주식들도 지금은 잠잠해지고 계단식 우하향 차트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테마주’들은 사실상 본질적인 가치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인 수급으로 신일제약 처럼 기록적인 ‘연상’을 기록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제자리로 돌아올 수 밖에 없지요.
코로나 치료제/백신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싶으시다면 실질적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곳에 투자하시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7월에 첫 포스팅을 시작으로 많은 기업들에 대해 이야기해왔는데 지금 보면 대충 비슷하게 들어맞은 기업들이 꽤 있잖아요? 이론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었던 종근당/대웅제약/셀트리온/녹십자 이 회사들은 임상시험 결과 보고도 있었고 여전히 큰 기대감들을 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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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후보 물질)에 따라 성공 가능성은 높고 낮을 수는 있지만 최소한 아무 관련도 없는 회사의 주식을 사는 것보다는 이성적일 겁니다.
누군가는 많은 돈을 벌었겠지만 또 누군가는 주식계좌를 보면서 한숨 쉬고 계시겠죠. 모두들 현명하게 투자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덧붙임)
유나이티드 제약은 지난번 코로나 치료제 후보물질 UI030에 대해 다뤘던 적이 있지요. 해당 포스팅에서도 결론내렸다시피 아포모테롤과 부데소나이드는 항염증 작용을 가지고 있고 호흡기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개발이 잘 진행된다면 좋은 소식을 들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포스팅 말미에도 동물시험을 진행하는 것이 먼저니 동물실험 일정이나 결과 발표 정도는 확인하고 투자를 고려하라고 말씀 드렸었는데 이틀 전 전임상시험 마무리에 대한 기사가 올라왔으니 이제 그 결과와 그 이후 임상 개시 여부(시점)을 눈여겨 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7046)
유나이티드 제약 투자에 고려하고 계시다면 곧 발표될 동물실험 결과를 꼭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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