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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개별기업

녹십자/셀트리온 혈장치료제/항체치료제에 대한 과학적 고찰과 코로나 치료제 관련주 향후 전망

by 바이오테마주 2020. 9. 9.

 

 

 

어제 장중에 녹십자/녹십자홀딩스와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대량생산에 대한 뉴스가 발표되면서 녹십자(14.12%)녹십자엠에스(26.71%)는 급등, 셀트리온(4.26%)은 소폭 상승세를 보였고, 그 외 코로나 치료제 개발사들의 종목토론방은 난리가 났었습니다. 현재는 중앙방역대책본부의 말실수라는 어이없는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모습이지만 향후 항체치료제의 개발 전망과 다른 제약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수많은 개인투자자를 울린 놈

 

 

 


 

 

 

1. 항체치료제 (수동면역 치료제 passive immune therapy)

 

인체는 병원체에 감염되면 면역반응을 통해 이를 극복하는데, 일차적으로는 선천면역 시스템이 관여하지만 최종적으로는 항체를 형성하는 B림프구를 얻게 됨으로써 흔히 ‘면역을 얻었다’라고 표현하는 상태가 됩니다. 면역을 얻은 사람은 병원체의 재침입이 일어났을 때 B림프구가 항체 생성하여 감염을 막아 인체를 보호합니다.

 

항체치료제는 이러한 항체가 병원체에 매우 특이적으로 결합하여 면역반응을 이끌어내거나 중화(neutralization 혹은 opsonization)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점에 기인한 바이오신약의 한 분야입니다. 항체를 가지고 있을 리 없는 환자에게 인위적으로 항체를 주입함으로써 해당 병원체에 면역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외부로부터 수동적으로 면역을 취득한다는 의미에서 수동면역(passive immune) 치료제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이 때 근본적으로 항체를 사용한 치료법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항체치료제는 항체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첫 번째로는 완치 환자의 혈장으로부터 중화항체를 분리하여 이를 환자에 접종하는 방법이고, 두 번째로는 병원체에 특이적인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를 대량생산하는 방법입니다.

 

첫 번째 방법이 녹십자가 선택한 방법이고 두 번째 방법이 셀트리온이 선택한 방법입니다.

 

 

HIV에 대한 passive immune therapy 출처 Morris L, Mkhize NN (2017) Prospects for passive immunity to prevent HIV infection. PLoS Med 14(11):

 

 

 


 

 

 

 

1) 혈장분획 항체치료제 (회복기 혈장 치료법 convalescent plasma therapy)

 

녹십자가 선택한 혈장분획 항체치료제입니다. 다소 어려워보이는 이름일지도 모르지만 사실 이름 그대로 해석하면 되는 이 치료제는 COVID-19에 감염되었다가 회복한 환자의 혈장을 분획하여 얻은 중화항체를 COVID-19 환자에 투여하는 것입니다.

 

아닌 경우도 더러 보고되어 있기는 하지만 COVID-19을 앓고 완치된 환자는 중화항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혈장분획 항체치료제는 이렇게 완치된 환자가 가지고 있는 중화항체를 분리하여 정제한 다음 적정한 농도로 환자에게 주입할 수 있게 가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기술이지요.

 

면역을 얻은 환자로부터 채취하는 중화항체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면역반응을 이끌어내기 충분하고 나아가 치료제로서 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완치된 환자가 기증하는 혈장이 원재료이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원료 수급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출처: https://www.grifols.com/en/covid-19

 

 

 

현재까지 녹십자의 치료제 개발에 혈장을 공여한 기증자는 700여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초기에는 많은 감염자와 완치자가 있었고 신천지의 자발적인 기증 덕분에 어느정도 기증자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감염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 지금 상황에서는 앞으로 항체치료제 생산에 필요한 충분한 혈장을 얻을 수 있을지부터 미지수입니다.

 

 

 

 

출처: 이데일리

 

 

 


 

 

 

 

2) 단일클론 항체치료제 (monoclonal antibody therapy)

 

단일클론항체란 특이도가 높은 단 한 가지의 항체를 증폭시켜서 동일한 항체를 생산하는 방법을 의미합니다. 항체는 타겟인 항원의 다양한 항원결정부위(epitope)에 대해 만들어질 수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특이도가 높고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항체를 선택하여 대량생산하는 것이지요.

 

그 때문에 셀트리온이 선택한 단일클론 항체치료제는 앞서 설명한 혈장분획 항체치료제의 치명적인 단점들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혈장분획 항체치료제는 환자의 혈장으로부터 항체를 얻기 때문에 각 생산 batch당 치료효과를 균일하게 보장하기 어렵고 원료인 기증자의 혈장을 수급하는데 한계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단일클론항체는 세포주 혹은 동물 등에서 인위적으로 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원료 수급이나 치료효과의 균일성 문제는 상대적으로 덜합니다.

 

하지만 이 또한 만능인 것은 아닌데 만들어진 항체가 바이러스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더라도 인체 내에서 비특이적 결합(non-specific binding, 구조적으로 유사한 다른 타겟에 결합하는 현상)으로 인한 부작용 발생 우려나 돌연변이에 의해 항원이 변형되었을 때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출처: BBC뉴스, https://www.bbc.com/news/science-environment-53369103

 

 

 


 

 

 

2. 항체치료제의 한계점

 

항체치료제는 이미 2000년 초반부터 가능성이 제시되어 왔습니다. 당시에는 혈장분획기술이나 단일클론항체 대량생산 기술 등에 한계로 적극적인 상용화는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현재는 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기술적한계는 어느정도 극복했지만 여전히 항체치료제 본연의 한계점은 명확해 COVID-19에 대해서도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한편 그 한계점은 꾸준히 지적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언급하는 부작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혈장분획에 필요한 혈장 확보의 어려움
  • 개인에 따라 달라지는 항체의 특이성과 치료효과
  • 공여자 건강상태(감염 등)에 의한 이차감염 등의 우려
  • 수혈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요인
  • 수혈에 의한 순환량과부화(transfusion-medated circulatory overload)

 

 

 

JAMA. 2020;324(2):131-132

 

 

 

또한 지금까지 FDA에 승인된 단일클론항체 치료제 75종 중에서 실제로 질병의 치료 및 예방에 사용되는 것은 단 3종이라는 것은 단일클론항체 치료의 한계점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JAMA. 2020;324(2):131-132

 

 

 

더불어 백신의 부작용으로 제시되고 있는 바이러스의 진화 가속화에도 큰 우려가 있습니다. 바이러스의 항원결정부에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항체치료제는 속수무책으로 무력화 될 수 있으며, 돌연변이가 발생한 항체치료제 내성 바이러스는 재확산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거기에 감염된 폐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까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또 다른 문제점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바이러스에 노출된 폐조직에 면역이 과하게 활성화되면 폐의 섬유화(fibrosis)장기부전(organ failure)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백신 개발에서도 가장 큰 우려를 받고 있는 ADE (antibody-dependent enhancement, 항체에 의해 오히려 감염이 가속되는 현상) 역시 큰 리스크 중 하나입니다.

 

 

 

항체에 의한 ADE 우려, Jonathan Abraham, Nature Reviews Immunology, volume 20, pages401–403(2020)

 

 

 

 


 

 

 

 

3. 녹십자/녹십자홀딩스 주가

 

녹십자/녹십자홀딩스는 이미 지난 7월부터 코로나 완치 환자로부터 혈장을 공여 받아 항체치료제를 제작한다고 밝힌바 있습니다그 덕분에 이미 주가가 상당히 부양되어 있는 상태인데요, 항체치료제의 효용성이나 생산성 등에 대한 이슈로 한 동안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어제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항체치료제를 대량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히면서 급등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출처: 네이버 증권

 

 

 

정부는 이미 항체치료제 개발에 긍정적인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것이 여러 보도를 통해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놀랄만한 일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최근 정부지원사업 중에서 항체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셀트리온은 확정 지원으로 지정됐었기 때문에 정부가 항체치료제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고요.

 

 

 

 

출처: YTN

 

 

 

오늘은 어제의 뉴스가 단순한 말실수 였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향방은 여전히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난 8월23일 미FDA는 혈장치료를 긴급 승인했습니다. 녹십자의 항체치료제는 혈장치료(plasma transfusion)과는 다르게 중화항체를 분리 정제하여 투여하는 약제이기 때문에 이와는 조금 다르지만 회복기 혈청을 활용한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러한 배경으로 녹십자의 혈장치료제는 현재 개발중인 치료제 가운데에서는 가장 빠르게 승인될 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녹십자는 이미 COVID-19 항체치료제를 상업화하여 돈을 벌 생각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고, 앞서 말했던 공여 혈장 수급의 한계 등으로 결국 내수용 치료제에 머물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회사의 매출액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말로 직결되기 때문에 앞으로 급등할 수는 있지만 급락의 위험을 함께 안고 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출처: 미FDA

 

 

 

 

 


 

 

 

4. 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지난 정부 지원사업에서 유일하게 확정 지원을 받는 업체였는데요, 서정진 회장은 자사 항체치료제의 치료 효과를 연일 보도하며 성공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중입니다.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는 녹십자와 다르게 치료효과가 높은 단일클론항체를 발굴하여 대량생산하는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는데, 이러한 방법론적인 접근은 녹십자가 가지고 있는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게 해줍니다.

 

하지만 앞서 항체치료제의 한계점에 대해 언급한 바와 같이 항체치료제는 향후 개발이 완료되더라도 치료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힘든 상황이 도래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높은 원가 때문에 저분자화합물 치료제가 개발된다면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위험성도 있습니다.

 

 

치료제·백신 임상시험 지원 대상 7개 기업 출처: 과기정통부

 

 

 

셀트리온은 이미 거대한 기업이고 자체적인 매출동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치료제 테마주로 접근하면 오히려 속을 썩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봅니다.

 

기존주주의 입장에서는 회사의 새로운 파이프라인과 시장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그다지 나쁠 것이 없겠지만 COVID-19만 생각하고 신규 투자자가 진입하기에는 오히려 리스크를 떠안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5. COVID-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다른 제약사의 향후 전망은

 

현재 국내에서 COVID-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은 제가 아는 것만 열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다른 업체에서 먼저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다면 이들 회사의 주가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텐데요, 항체치료제가 먼저 상용화된다면 이들의 입지는 어떻게 될까요?

 

실망 매물의 출현으로 단기적인 주가 조정은 불가피하겠지만 사실 별로 상관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항체치료제는 앞서 설명했다시피 그 한계점이 명확한 치료제입니다. 전세계적인 판데믹 상황이라는 점에서 저분자화합물을 사용한 항바이러스제의 개발은 필연적이며 항체치료제의 개발 및 상용화와 관계없이 성공할 때까지 꾸준히 지속될 것입니다.

 

현재 COVID-19은 많은 변종이 발생하면서 완치 이후 재감염 사례 역시 급증하고 있습니다. 항체치료제는 이러한 빠른 돌연변이 발생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으며 오히려 이 현상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에 긴급승인으로 단기적이 활용은 가능하나 장기적으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를 단기적으로 부양시키고 지분을 매각하는 쓰레기 같은 기업들도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정말 가치 있는 회사를 찾는 것이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일일 것 같습니다.

 

 

 

 

 


 

 

 

 

 

오늘은 그 동안 어제 난리 덕분에 미뤄왔던 항체치료제 관련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

모두들 현명한 투자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중인 저분자화합물 중 연구결과가 풍부하고 임상케이스리포트가 긍정적으로 보고된 사례는 니클로사마이드, 카모스타트, 나파모스타트 세 종으로, 대웅제약(니클로사마이드/카모스타트)/크리스탈지노믹스(카모스타트)/종근당(나파모스타트)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련 포스팅은 아래 링크에서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2020/07/12 - [국내외 개별기업] - 대웅/대웅제약 코로나 치료제 니클로사마이드(DWRX2003)에 대한 과학적 고찰

2020/07/20 - [국내외 개별기업] - 대웅/대웅제약 유력 코로나 치료제 카모스타트에 대한 과학적 고찰

2020/07/26 - [국내외 개별기업] - 종근당/종근당바이오 코로나 치료제 나파모스타트(나파벨탄)에 대한 과학적 고찰 -1

2020/09/01 - [국내외 개별기업] - 크리스탈지노믹스 췌장암치료제/코로나치료제 아이발티노스타트에 대한 과학적 고찰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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