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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개별기업

크리스탈지노믹스 췌장암치료제/코로나치료제 아이발티노스타트에 대한 과학적 고찰과 전망

by 바이오테마주 2020. 9. 1.

 

 

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카모스타트 관련 포스팅에서 잠시 언급만 하고 넘어갔었던 크리스탈지노믹스 (크리스탈 KOSDAQ: 083790)에 대해서 알아보고, 오늘 코로나 치료제로 임상2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아이발티노스타트(ivaltinostat)에 대해 확인해보겠습니다.

 

 

 


 

 

 

1. 크리스탈지노믹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카모스타트로 코로나 치료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는 회사로 지난 포스팅에서 이미 언급한 바 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카모스타트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조명했었는데요, 크리스탈지노믹스에서는 지난 3월 자사의 신약 아이발티노스타트(ivaltinostat)가 코로나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고, 오늘은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임상2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오늘 포스팅을 작성하게 됐습니다.

 

 

2020/07/20 - [국내외 개별기업] - 대웅/대웅제약 유력 코로나 치료제 카모스타트에 대한 과학적 고찰

 

대웅/대웅제약 유력 코로나 치료제 카모스타트에 대한 과학적 고찰

※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본 글은 향후 주식 전망 혹은 주가 등에 대한 분석이 아닌 기업이 제시하는 기술(상품)에 대한 비전문가인 개인의 분석 혹은 의견임을 밝힙니다 ※ 현재 가장 유력한 코

bioinvest.tistory.com

 

출처: 팍스넷뉴스, 지난 3월 기사

 

 

 

 

홈페이지의 회사 소개를 통해 본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단백질 3차원 구조 분석을 통한 신약 발굴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어떻게 보면 올해 상장된 국내 기업 신테카바이오 (KOSDAQ 226330) 비교할 수준은 아니지만 나스닥의 슈뢰딩거 (NASDAQ: SDGR)와 비슷한 성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술력이나 성격, 규모 면에는 각 회사 간에 큰 차이가 있지만 이 회사들은 모두 타겟 단백질과 화합물의 결합을 시뮬레이션하고 그로부터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신테카바이오는 신약 발굴을 위한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을 주력으로 내새우는 반면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자사의 연구를 통해 적극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을 가장 큰 차이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출처: 크리스탈지노믹스 홈페이지 기업소개

 

 

 

 

크리스탈지노믹스가 현재 개발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진통소염계 계열 3, 항감염제 1, 표적항암제 5, 섬유화증 치료제 1종이 있으나 이중에서 상용화된 제품이나 임상3상에 진입한 제품은 현재까지는 전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이 회사는 현재까지는 실질적인 매출을 발생시킬 마땅한 수단이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파이프라인 출처: 크리스탈지노믹스 홈페이지

 

 

 

 

다만 2018년에는 흑자를 기록한 적이 있는데요, 이는 기술수출의 성과입니다. 위에서 본 파이프라인 중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CG-806을 캐나다의 앱토즈 사에 총 1344억원 규모로 기술수출에 성공하여 받은 계약금과 1차 마일스톤이 수익으로 집계되면서 당해년도에 순수익을 기록한 것이죠. 현재 CG-806앱토즈 사에 의해 임상1상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며 향후 임상 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다면 각 단계에 따라 추가적인 마일스톤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출처: 네이버, 2018년도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임상시험 집계 사이트인 Clinical trials에서 CG-806을 이용한 혈액암 대상 임상시험 두 건이 등록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아이발티노스타트를 자회사인 마카온에 기술이전 함으로써 48억의 계약금을 받게 됐는데요, 어찌됐건 크리스탈지노믹스 입장에서는 매출액이 올라갔으니 재무제표 상에서는 좋게 보일 수 있겠지만 굳이 자회사를 설립해서 기술을 판매한다는 것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사업규모가 커져 세분화할 필요가 있거나 충분한 순익이 있는 것도 아닌데 굳이 자회사를 설립해서 기술을 판매한다는 것은 사실상 부족한 자금조달을 위한 궁여지책으로 밖에 보여지지 않습니다. 참고로 마카온은 20207월 설립된 회사이고 계약은 2020727일에 이루어졌습니다.

 

 

출처: 이데일리

 

 

 

  • 2020년 7월 28일 유상증자
  • 2020년 7월 15일 추가상장 (국내사모 CB전환)
  • 2020년 5월 13일 추가상장 (국내사모 CB전환)
  • 2020년 4월 20일 유상증자
  • 2020년 4월 13일 추가상장 (국내사모 CB전환)

 

특히 올해만 해도 자금조달을 위해 많은 유상증자와 추가상장이 있었던 걸 볼 때 아무래도 마카온의 설립과 기술 판매는 기업의 이미지에 좋은 영향이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일단 회사만 봤을 때에는 개인적인 관점에서 그다지 투자할 의향이 드는 회사는 아닌 것 같습니다.

 

 

 

 

 

 


 

 

2. 아이발티노스타트

 

 

아이발티노스타트(ivaltinostat)는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신약 후보물질 중 하나인데요, 자체 개발 신약이기 때문에 알려진 정보가 많지는 않습니다. 다만 히스톤 탈아세틸화 효소 저해제 (histone deacetylase inhibitor, HDACi)로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부분이 사실 상당히 애매한 부분인데요, HDAC 저해제는 특정 유전자의 활성을 조절하기 보다는 유전체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몸의 DNA는 특정 화학작용을 통해 활성화 또는 불활성화 되는데요, 이 작용이 HDAC을 비롯한 다양한 효소에 의해 일어난다고 보면 됩니다.

 

아마 전공자가 아닌 이상 이 설명이 별로 와닿지 않을 수 있는데, 단순히 특정한 타겟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디에 어떻게 작용할지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medkoo.com/products/6082

 

 

 

 

 

그렇기 때문에 사실 아이발티노스타트가 HDAC 저해제라는 사실만 가지고는 코로나 치료제로서 어떤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아이발티노스타트는 기존에 췌장암 치료제로 연구되고 임상시험이 진행됐었기 때문에 2017년에 두 편의 논문이 출판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해당 논문에서는 암세포를 사멸에 이르게 하는 기전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지만 역시나 워낙 광범위한 유전자를 조절하기 때문에 최근에 크리스탈지노믹스에서 발표한 COVID-19 치료효과에 대한 힌트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2017년 Scientific Reports에 개제된 두 편의 논문

 

 

 

HDAC 저해제가 암세포의 사멸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꽤 널리 알려진 사실인데요, 암세포의 세포분열을 저해하거나, 사멸을 유도하거나, 혈관신생을 저해하여 괴사를 일으키거나,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Int J Mol Sci. 2017 Jul; 18(7): 1414.). HDAC 저해제 계열의 vorinostat, romidepsin, belinostat, panobiostat 등은 이미 혈액암 치료제로 승인 받은 전례가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기전들은 HDAC 저해제의 항암효과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할 수 있지만 역시 항바이러스 효과에 대해서는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HDAC 저해제의 항암작용 기전 Cold Spring Harb Perspect Med. 2016 Oct; 6(10): a026831. 

 

 

 

특히 항바이러스 효과는 연구에 따라서 상당히 다른 사례들이 보여서 예측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예를들어서 2016Frontiers in Microbilogy에 개제된 논문에서는 HDAC 저해제가 Herpes Simplex Virus (HSV,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헤르페스 혹은 허피스라고 부르는 바이러스)의 감염을 저해한다고 밝혔으며, 2006Blood에 개제된 논문에서는 CD8 T세포의 항바이러스 작용을 감소시켜서 바이러스의 감염을 촉진한다는 결과를 발표한 사례도 있습니다. 2014Plos One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HSV의 증식을 돕는다는 결과가 발표되어 있고요.

 

 

 

 

 

이렇듯 서로 다른 결과들이 보고되는 것은 앞서 잠깐 언급했던 바와 같이 HDAC저해제라는 특성상 어떤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실험했는가, 어떤 HDAC저해제를 사용했는가, 어떤 동물에 실험을 진행했는가, 등에 따라 충분히 다른 결과들이 도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전에 리뷰했었던 니클로사마이드 같은 경우는 SKP2 억제와 자가포식 작용 활성화라는 기전이 항바이러스 작용의 핵심이기 때문에 자가포식이 COVID-19의 증식을 억제한다는 사실만 확인되더라도 비교적 결과를 예측하기가 쉬웠죠. 카모스타트나 나파모스타트의 경우도 TMPRSS2 저해로 COVID-19의 감염을 막는다는 사실이 명확하기 때문에 임상시험의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 비교적 어렵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이발티노스타트가 COVID-19에 대해 효과가 있을 것인가는 회사의 발표 외에는 신뢰할 수 있을 만한 데이터나 추론할 수 있는 배경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3. 요약 및 결론

 

 

  1.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신약 개발 방식은 꽤 이상적인 형태 (in silico에서 후보물질을 찾은 후 테스트하는 방식)지만 2000년에 상장한 기업이 아직까지 수익을 낼 수 있을 만한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우려스러운 점이다.
  2. 앱토즈에 대한 기술수출 건은 성공시 큰 규모의 마일스톤과 개런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나 상업화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며 성공 가능성 역시 예측하기 어렵다.
  3. 잦은 유상증자와 신주상장, 최근 자회사인 마카온에 대한 기술 판매는 회사의 재정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로 보인다.
  4. 본 회사에서 COVID-19 치료제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카모스타트는 성공 확률이 비교적 높은 후보물질이지만 최근 발표한 아이발티노스타트는 회사의 발표 외에는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하다.
  5. HDAC 저해제의 전형적인 부작용인 호중구감소증 (neutropenia), 혈소판감소증 (thrombocytopenia), 설사 (diarrhea), 메스꺼움 (nausea), 구토 (vomiting), 피로 (fatigue) 등 (Pharmacotherapy. 2015 Dec;35(12):1173-88. doi: 10.1002/phar.1671.) 은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 다른 회사의 후보물질들에 비해 단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저는 위의 이유로 크리스탈지노믹스에 대한 투자에는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합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라는 회사 자체도 향후 성장동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것으로 보이고, 코로나 치료제 역시 크리스탈지노믹스의 미래 먹거리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두 후보물질 중 카모스타트는 높은 가능성이 있지만 대웅제약을 포함한 해외 유수의 제약사가 이미 도전하고 있기 때문에 성공하더라도 그 시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이번에 발표한 아이발티노스타트는 항바이러스 효과에 대해 아직 밝혀진 바가 없어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상으로 오늘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오늘 포스팅에서 언급된 니클로사마이드, 카모스타트, 나파모스타트에 대한 분석은 아래의 포스팅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2020/07/12 - [국내외 개별기업] - 대웅/대웅제약 코로나 치료제 니클로사마이드(DWRX2003)에 대한 과학적 고찰

2020/07/20 - [국내외 개별기업] - 대웅/대웅제약 유력 코로나 치료제 카모스타트에 대한 과학적 고찰

2020/07/26 - [국내외 개별기업] - 종근당/종근당바이오 코로나 치료제 나파모스타트(나파벨탄)에 대한 과학적 고찰 -1

2020/07/26 - [국내외 개별기업] - 종근당/종근당바이오 코로나 치료제 나파모스타트(나파벨탄)에 대한 과학적 고찰 -2 결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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