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치매진단키트 관련 포스팅이 벌써 네 개 째가 됐습니다. 메디프론 (퀀타매트릭스), 피플바이오, 수젠텍 (DGIST) 세 기업의 앞으로의 행보는 어떨까요? 제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흥미가 가는 주제여서 다른 기업들에 비해 월등히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됐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는 피플바이오의 담당자와 통화를 통해서 추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정보들에 대해 포스팅했습니다. 오늘은 거기에 이어 메디프론 담당자와 통화를 통해 확인한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 전망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아쉽게도 수젠텍 측은 담당자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고 통화 대신 이메일로 문의하면 답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홈페이지의 메일 문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서 사실상 확인할 수 있었던 내용은 ‘개발 중인 것이 있다’정도 입니다.
그럼 수젠텍은 다음에 기회가 닿으면 조사하는 것으로 하고 오늘은 그럼 메디프론에 대해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본 글은 향후 주식 전망 혹은 주가 등에 대한 분석이 아닌 기업이 제시하는 기술(상품)에 대한 비전문가인 개인의 분석 혹은 의견임을 밝힙니다 ※ |
지난 포스팅에서는 메디프론이 가지고 있는 파이프라인, 대주주변경, 기술력 등에 대해서 확인해봤습니다.
그 중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할 부분은 분명 기술력일 것입니다. 메디프론은 현재 4개의 바이오마커를 사용하는 치매 진단키트를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중 바이오마커를 기준으로 진단하기 때문에 검사 신뢰도 높다는 특장점을 가지고 있어 여타 경쟁자와는 크게 차별이 되는 부분입니다.
메디프론이 가지고 있는 아이템은 다른 시장 경쟁자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성공하냐 실패하냐의 문제보다는 상용화 시기가 언제인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제가 메디프론에 묻고 싶은 질문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품목허가를 받고나서 실제 상용화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얼마정도를 예상하고 있는가
- 피플바이오의 진단키트는 2018년 품목허가를 받고 올해 상용화를 목표라고 발표했는데 메디프론도 비슷한 시간이 소요될까
- 메디프론의 치매진단키트는 조기진단을 목적으로 하는데 신의료기술평가 및 의료보험등재를 위해서는 조기진단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증명되야 하는가
- 의료보험등재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고 있는가
- 퀀타매트릭스와 공동개발 제품인데 수익분배는 어떻게 되는가
1) 품목허가를 받고나서 실제 상용화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얼마 정도를 예상하고 있는가
현재 품목허가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상용화까지 남은 시간이 많이 남았다면 투자 시기를 늦춰야 할 것 같아서 물어보게 됐습니다.
일단 메디프론은 이에 대해 상용화를 어떤 의미로 사용하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년 의료보험등재를 목표로 상용화 진행중이라고 답했습니다. 이미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판매는 가능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피플바이오 편에서 다뤘던 내용과 마찬가지로 단순히 판매가 가능한 상태를 상용화라고 하지는 않고, 신의료기술 평가와 의료보험 등재 등이 완료된 시점을 상용화 시점으로 이야기하기 때문에 빠르면 1년 정도 소요될 예정입니다.
의료보험에 등재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아야합니다. 신의료기술평가는 말 그대로 새로운 기술을 담고 있어야 받을 수 있는 건데요, 현재 메디프론의 경우 혈액 기반 치매진단키트로서 최초의 기술을 인정 받는 것이 목표인 셈입니다. 현재 신의료기술 평가를 위한 세 편의 논문 중 한 편은 올해 준비가 되었고 나머지 두 편이 내년에 출판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한편 피플바이오는 혈액 진단 키트로 신의료기술 평가를 받으려 했지만 한 차례 낙방했고 올해 재도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출처:메디파나, 피플바이오 MDS기반 Ab응집체 검출기술로 치매진단 기술 개발, 9월 중 코스닥 상장 예정
http://medipana.com/news/news_viewer.asp?NewsNum=261049&MainKind=A&NewsKind=5&vCount=12&vKind=1
2) 피플바이오의 진단키트는 2018년 품목허가를 받고 올해 상용화를 목표라고 발표했는데 메디프론도 비슷한 시간이 소요될까
피플바이오는 이미 2018년 품목허가를 받았는데 여전히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메디프론 역시 이와 비슷한 행보를 걷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마음에 물어보게 됐습니다.
이에 메디프론은 피플바이오의 제품과 자사 제품은 단일 바이오마커와 다중 바이오마커라는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하며 특히 품목허가 단계에서 피플바이오가 1차 진료의 보조적 수단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것과는 다르게 메디프론은 조기진단 목적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점이 큰 차이라고 설명합니다. 다중바이오마커를 이용한 치매의 조기진단이라는 것은 전에 없던 신기술이기 때문에 신뢰성과 유효성만 입증된다면 신의료기술 평가 역시 큰 문제 없이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현재 피플바이오나 수젠텍 (DGIST)는 모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검출하는 방식으로 치매 진단 키트를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혈액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 만으로 치매를 진단하는 것은 신뢰도가 매우 떨어지는 문제와 함께 치매의 초기 병증이 어느정도 진행되고 나서야 그 농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조기 진단’이라는 목적으로서는 부합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배경이 메디프론이 가장 먼저 신의료기술 평가를 받고 상용화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는 근거인 것 같습니다.
다만 공시자료에는 메디프론 측의 설명과 다르게 ‘조기진단’이라는 표현은 없었습니다. 아마 제가 언급한 바와 같이 ‘조기진단’은 증명의 어려움이 있는 만큼 상용화 이후에 진단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면 조기진단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3) 메디프론의 치매진단키트는 조기진단을 목적으로 하는데 신의료기술평가 및 의료보험등재를 위해서는 조기진단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증명되야 하는가
이 질문은 메디프론이 치매조기진단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물어보게 됐는데요, 조기진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치매 발병 초기 혹은 이전부터 발병 후까지 추적조사가 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메디프론 측에 의하면 신의료기술평가 과정에서는 치매 진단에 대한 충분한 유효성을 검증하는 것이 관건이고 조기 진단이라고 하는 것은 추후에 축적되는 진단 데이터를 통해 검증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조기 진단이 가능한가에 대한 판단은 시판 이후의 사후 검정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니 메디프론의 계획대로라면 빠르면 1년 내에 시장에 등장할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4) 의료보험등재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고 있는가
의료보험등재는 무난하게 성공할 것으로 보고 수가가 어떻게 책정되느냐의 문제라고 말합니다.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았다는 것은 치매 조기진단을 위한 기술력은 인정받은 것을 의미하고, 현재 다중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치매 진단 기술은 메디프론이 유일하기 때문에 신의료기술 평가를 위한 논문이나 진단의 신뢰성을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만 충실히 준비된다면 별다른 문제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의료보험 등재 이후 본인 부담금이 낮을 수록 더욱 대중적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메디프론은 본인 부담률을 최대한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죠.
5) 퀀타매트릭스와 공동개발 제품인데 수익분배는 어떻게 되는가
이번에 품목허가를 받은 치매 조기진단키트는 메디프론과 퀀타매트릭스의 합작입니다. 메디프론은 바이오마커에 대한 원천기술을 제공했고 퀀타매트릭스는 진단 키트와 플랫폼 개발을 담당했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메디프론과 퀀타매트릭스 양측 다 현재로서는 답변이 불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다만 메디프론 측의 답변과 공시자료를 통해 퀀타매트릭스가 판매 주체로서 생산 및 판매를 전담하고 메디프론은 원천기술에 대한 일종의 로열티를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목은 올해 9월 상장 예정인 퀀타매트릭스를 유심히 봐야할 이유가 될 것 같네요.
요약
- 메디프론은 다중바이오마커를 사용하는 유일한 조기진단기술로 신의료기술평가와 의료보험등재까지 앞으로 최단 1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됨
- 신의료기술평가 및 의료보험등재는 큰 무리 없이 통과할 것으로 보며 의료보험 본인 부담금이 몇 퍼센트가 될 것인가가 관건
- 퀀타매트릭스와 수익 배분의 비중은 불명이지만 매출을 양사가 나눠 가지는 것은 결정된 일
- 메디프론은 연구개발회사로서 현재 자사 보유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구개발로 매출을 증대할 계획
메디프론은 알아볼수록 투자할 만한 가치가 보여서 다른 기업들에 비해 오랜 기간동안 조사하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메디프론의 전신이 전자제품 판매회사라는 것 때문에 첫인상이 좋지는 않았는데, 의외로 이 부분이 현재 수익이 없는 바이오 분야를 유지하는 캐쉬카우 노릇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 치매 진단 키트가 오는 2021년 제대로 상용화가 된다면 아마도 지금보다는 훨씬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게 되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최근에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눈에 띄게 늘어 이 또한 긍정적인 전망을 기대하게 만드는데 과연 이 기업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저는 이번 조사를 하면서 소액 매수했고 앞으로 2-3년 정도를 생각하고 천천히 분할매수할 예정입니다. 저는 매수를 결정했지만 이 글은 결코 투자 권유가 아니며, 여러분들께서도 충분히 심사숙고하셔서 투자 여부를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이상으로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치매진단키트 분야의 지난 포스팅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0/07/29 - [국내외 개별기업] - 메디프론/퀀타매트릭스 치매 조기 진단 키트 이번엔 정말 나오는걸까
2020/08/01 - [국내외 개별기업] - 피플바이오/수젠텍/메디프론 치매진단키트 개발 현황과 과학적 비교
2020/08/09 - [국내외 개별기업] - 피플바이오 치매진단키트 품목허가와 상용화 사이의 간극 그리고 IPO
그리고 본 포스팅을 구성하고 있는 통화의 전문은 아래의 포스팅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020/08/11 - [국내외 개별기업] - 메디프론/퀀타매트릭스 치매진단키트 상용화 시기 관련 문의 통화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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