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흡입형 코로나 치료제, 정확히는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제 (inhaled corticosteroids, ICS)의 개발 현황과 전망에 대해서 심도있게 다뤄보겠습니다. 국내에서는 주성분 부데소나이드 (budesonide)와 아포모테롤(aformoterol)로 구성되어 있는 유나이티드 제약의 UI030이 흡입형 치료제로 개발중입니다. 국제적으로는 부데소나이드, 포로모테롤(formoterol), 시클레소니드(ciclesonide) 등에 대해 많은 임상 시험이 진행중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유나이티드 제약이 개발 중인 흡입형 코로나 치료제의 강점과 한계점을 간략하게 살펴보고,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임상시험 현황을 통해 향후 전망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1. 코르티코스테로이드 (corticosteroid)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일종으로 인체에서는 부신피질에서 생산됩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호르몬은 인체에서 혈당조절, 면역활성 조절, 염증 억제, 스트레스 반응 등 다양한 생리활동에 관여되어 있는데요, 화학합성을 통해 제작하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제제는 염증 억제를 위한 목적으로 주요 이용되고 있으며, 사용 목적에 따라 연고, 알약, 주사제, 흡입제 등 다양한 형태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현재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역시 덱마세타손(dexamethasone)일 것입니다. 덱사메타손은 렘데시비르의 효과가 의심을 받고 있는 와중에 유일하게 COVID-19에 대한 치료 효과가 확인된 치료제인데요,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다른 코르티코스테로이드 계열의 치료제 역시 비슷한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inhaled corticosteroid, ICS) 치료제는 이러한 상황에서 전세계적으로 상당히 주목 받고 있는 중입니다.
2. 흡입형 치료제의 강점과 한계점
흡입형 치료제의 가장 익숙한 형태는 천식(asthma)이나 만성폐쇄성 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 환자가 사용하는 네블라이저(nebulizer)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흡입형 치료제의 가장 큰 장점은 비침습적(non-invasive)인 투약 방법이라는 것으로, 환자가 전문 의료인의 도움 없이 개인이 직접 투약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의료 인프라 혹은 병상 부족으로 인해 입원치료를 받을 수 없는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외래환자가 스스로 복용할 수 있는 형태의 치료제 개발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흡입형 치료제는 이러한 요구에 맞는 형태의 치료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강점으로는 호흡기에 직접 작용한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사실 장점일수도, 단점일수도 있는데 COVID-19에서 가장 심한 병증을 일으키는 폐에 직접 작용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염증을 억제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전신성 염증 억제 반응을 일으키는 주사제에 비해 그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 천식/COPD/COVID-19에 대한 역학 분석에 의하면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가 COVID-19환자의 병증을 더욱 악화시키거나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요, 덱사메타손 역시 중증환자에게는 생존률을 높이는 치료제가 될 수 있지만 경증환자에게는 오히려 병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어 이러한 부작용은 예상 가능한 범주 안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제는 호흡기를 통해 복용의 편의성이 증가되더라도 중증 이상의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덧붙이자면 이러한 부작용으로 수요층이 제한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덱사메타손의 사례를 보듯이 이 점이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 큰 단점으로 부각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3. 국내임상시험
그럼 ICS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알아봤으니 실재로 진행 중인 임상 시험들에 대해서 확인해보겠습니다. 먼저 국내에서 수행중인 임상시험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안전나라 (https://nedrug.mfds.go.kr/)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국내에서 유일하게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로 COVID-19 치료제 개발을 수행하고자 했던 유나이티드제약의 임상시험 계획서가 반려됨에 따라 국내에서는 해당 원료를 사용한 임상시험이 없는 상태입니다.
4. 해외임상시험
해외임상시험 정보는 보통 미국FDA가 운영중인 clinical trials를 이용하는데요, COVID-19에 한정하여 국내 사이트 중에서도 유용한 사이트가 있습니다. 한국임상시험포털 K-CLIC (https://www.koreaclinicaltrials.org/kr/)은 COVID-19 관련 글로벌 임상시험 현황을 엑셀로 제공합니다. 이곳에서 다운 받을 수 있는 COVID-19관련 글로벌 임상시험 현황 파일을 보면 전세계에서 진행중인 임상시험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데요, 혹 관심있는 약품이나 기업이 있다면 찾아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아무튼 현재 유나이티드 제약에서 개발 중인 흡입형 치료제의 주성분 중 하나인 부데소나이드budesonide를 사용한 임상시험이 세계 각지에서 진행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Location |
Study Title |
Conditions | Interventions | Phase |
Iran |
Evaluation of Efficacy of Levamisole and Formoterol+Budesonide in Treatment of COVID-19 |
COVID-19 |
Drug: Levamisole Pill + Budesonide+Formoterol inhaler Drug: Lopinavir/Ritonavir + hydoxychloroquine |
Phase 3
|
Spain |
Inhaled Corticosteroid Treatment of COVID19 Patients With Pneumonia |
Coronavirus Infection |
Drug: Inhaled budesonide |
Phase 4
|
United Kingdom |
STerOids in COVID-19 Study |
Coronavirus Infection |
Drug: Budesonide dry powder inhaler |
Phase 2
|
미국의 임상정보 사이트인 Clinical trials에서 확인해보면 더 많은 임상시험이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납니다. 앞서 한국임상시험포털에서 확인한 임상 시험 외에도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도 흡입형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 COVID-19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 임상 시험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독일에서 진행하는 이 임상시험은 흡입형 부데소나이드(inhaled budesonide)를 사용하는 임상 4상 시험으로, 표준 처방만 한 그룹과 표준 처방과 함께 흡입형 부데소나이드를 병용한 경우를 비교하는 시험입니다.
프랑스에서 진행하는 이 임상시험은 부데소나이드와 포르모테롤(inhaled budesonide and formoterol)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입니다. 이 시험도 위의 독일건과 비슷하게 표준 치료한 진행하는 경우와 흡입형 스테로이드제를 30일간 병용했을 때의 효과를 비교하는 시험입니다.
특히 여기서 포르모테롤과 유나이티드제약의 아포모테롤(aformoterol)은 이성질체 관계이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동일한 처방이라고 봐도 무방하니 이 임상시험 결과를 통해 유나이티드 제약의 임상 시험 결과도 미리 점쳐볼 수 있을 것입니다. 눈여겨 봐야 할 임상시험이죠.
임상시험 예상 종료일은 2022년 1월로 최종 결과를 확인하려면 아직 긴 시간이 남았네요.
이란에서 진행하는 임상시험은 프랑스의 것과 비슷하게 부데소나이드, 포르모테롤을 ICS로 사용하는 임상 2상 시험입니다. 여기에서는 항바이러스제로 구충제의 일종인 레바미솔(levamisole)을 사용하고 이와 동시에 항염증제로 부데소나이드/포르모테롤을 투여하는 형태입니다. 이 임상시험 역시 눈여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임상시험의 임상 예상 종료시점은 2020년 5월입니다. 지금이 10월이니 임상시험 자체는 종료됐겠죠? 아쉽게도 결과를 보고하고 있는 논문이나 웹페이지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결과가 어떻게 끝났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임상시험 종료 후에도 데이터를 정리하고 발표하기까지 어느정도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당연하니 좀 늦는 감이 있긴 하지만 조만간 인터넷에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심이 있는 분은 틈틈이 검색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5. 마치며
지난 포스팅에서 정리했지만 유나이티드 제약은 최근 대표 인터뷰로 인해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는데요, 당장 다음달에 임상시험을 시작하겠다고 대응하고 있긴 하지만 동물실험조차 진행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에서 동일 성분의 의약품이 임상 3상, 4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선수를 빼앗긴다고 생각하면 부정적인 영향일 수도 있지만, 치료효과가 어느정도 입증된 상태라고 생각했을 때에는 희망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덱사메타손과 마찬가지로 부데소나이드와 아포모테롤이 제너릭 의약품이기 때문에 임상 시험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시장정이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해외에서 이미 임상 3, 4상을 진행하고 있는 이상 뒤늦게 임상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미미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 시험 경과에 따라 주가 상승이 따라올 가능성은 여전히 큰 만큼 스윙투자로 접근하는 정도는 고려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장기적인 투자로는 글쎄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6. 요약
- 흡입형 스테로이드 치료제는 외래환자가 스스로 복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 덱사메타손과 거의 같은 기전이기 때문에 높은 확률로 치료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 덱사메타손과 마찬가지로 중증 환자에게만 적용 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 해외의 많은 국가에서 임상2, 3, 4상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경과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너릭 의약품의 한계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포스팅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유나이티드 제약이나 흡입형 스테로이드 치료제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 주제는 나중에 새로운 소식이 있으면 그 때 다시 다루겠습니다.
유나이티드 제약 투자에 관심이 있으시거나 흡입형 스테로이드 치료제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지난 포스팅도 함께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020/09/14 - [국내외 개별기업] - 유나이티드제약 코로나 치료제 흡입형 코르티코스테로이드 UI030에 대한 과학적 고찰과 전망
2020/10/15 - [국내외 개별기업] - 유나이티드 제약 주가 폭락과 흡입형 코로나 치료제 UI030 전망에 대한 분석
또 코로나 치료제 관련주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곧 임상 시험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 유망 후보들인 대웅제약, 종근당, 셀트리온, 녹십자에 대한 포스팅도 있으니 시간이 될 때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2020/07/12 - [국내외 개별기업] - 대웅/대웅제약 코로나 치료제 니클로사마이드(DWRX2003)에 대한 과학적 고찰
2020/07/20 - [국내외 개별기업] - 대웅/대웅제약 유력 코로나 치료제 카모스타트에 대한 과학적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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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9 - [국내외 개별기업] - 녹십자/셀트리온 혈장치료제/항체치료제에 대한 과학적 고찰과 코로나 치료제 관련주 향후 전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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